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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익수 녹취록 조작’ 변호사, 2심서 “모든 걸 잃었다” 반성

입력 | 2023-02-23 13:59:00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일명 ‘전익수 녹취록’ 원본 파일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변호사가 항소심 첫 재판에서 “모든 걸 잃었다”며 반성한다고 밝혔다.

23일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원범)는 증거위조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변호사 A씨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특검 측은 “피고인의 범행동기, 범행 수법, 사회·경제적 피해 등을 고려할 때 (1심) 징역 3년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항소 이유를 밝혔다.

A씨 변호인은 “이 사건 범행이 법리상 처벌 가능한 행위인지 다시 따져봐야 하고, 원심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특검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도 발언 기회를 얻어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개를 숙인 채 머뭇거리던 A씨는 “저는 이미 가족, 직업, 직장, 모든 것을 잃었다”며 “솔직한 심정으로는 (저를) 죽여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A씨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고 현재 어떤 심정인지, 본인의 솔직한 심정을 법원에 자필로 적어서 내보라”고 했다.

한편 이 중사의 유족은 A씨의 선처를 탄원하는 탄원서를 전날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중사 유족 측은 1심에서 사실관계가 모두 정리된 점, A씨가 유족에게 지속적으로 사죄의 뜻을 표한 점, 특검에서 기소된 다른 피고인들과 A씨 혐의 내용에 차이가 분명한 점 등을 고려해 탄원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다음 달 23일 다음 공판기일을 열고 변론을 종결하기로 했다.

A씨는 전 실장의 ‘수사 무마 의혹’ 근거로 제시된 녹취록 원본 파일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언론사에 공군 법무실이 이 중사 사망에 큰 책임이 있는 것처럼 허위로 인터뷰하고, 기계가 사람 목소리를 내는 TTS(Text-To-Speech) 방식으로 허위 녹음파일을 만든 뒤 녹취록을 군인권센터에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A씨가 같은 비행단 법무실에서 근무하던 군검사와 개인적인 문제로 관계가 악화돼 징계를 받았고, 이후 이 중사 사망으로 공군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봤다.

A씨의 1심은 지난해 12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다.

배심원들은 A씨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2년4개월에서 징역 3년6개월에 이르는 실형 의견을 냈고, 재판부는 배심원 평결을 바탕으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변호사인 피고인의 직업윤리 위반 소지가 크며, 전익수 전 공군 법무실장에 대한 수사가 방해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