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처럼 한꺼번에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23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0.33%, S&P500 0.53%, 나스닥지수는 0.72% 상승 마감했습니다. 특히 AI 최대 수혜주로 떠오른 엔비디아가 이날의 상승세를 이끌었죠.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14.02% 급등한 236.6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전날 실적발표에서 4분기 매출액이 60억51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1% 줄었다고 발표했는데요. 반도체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실적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터라, 오히려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죠. 무엇보다 시장에선 엔비디아가 다음 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65억 달러로 크게 높여잡은 것에 주목했습니다. 월가 예상치(63억1000만 달러)를 웃도는 자신감을 보여준 거죠.
지난달 스웨덴에서 열린 AI 대담에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오른쪽). 엔비디아 공식 블로그
여기서 잠깐. 챗GPT 같은 챗봇을 훈련하는데 엔비디아 GPU가 쓰이고, 따라서 이를 사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건 알겠는데요. 그런데 다른 경쟁자는 없나요?
그렇진 않습니다. 인텔과 AMD 같은 반도체 강자들과 AI 반도체 스타트업, 그리고 빅테크(구글, 아마존, 메타)까지 자체 AI 반도체 개발에 나서며 이 시장을 노리고 있죠. 그리고 실제 GPU보다 더 뛰어난 성능을 보이기도 한다는데요.
하지만 엔비디아의 아주 큰 강점이 있죠. 이미 생태계를 선점해 놨다는 점. 엔비디아는 초기부터 개발자들에게 쿠다(CUDA)라고 부르는 프로그래밍 플랫폼을 제공했고, 많은 프로그램들이 이 쿠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렇다 보니 추가 개발을 할 때도 자연스럽게 엔비디아 GPU를 쓰게 되는 거죠. 경제적 ‘해자’를 구축한 셈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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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기자 har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