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요하게 보는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5.4%로 지난해 12월(5.3%)보다 높아졌다. 전월비 기준으로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아 연준의 금리 인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다음달 연준이 예상대로 0.25%포인트 인상이 아닌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택할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된다.
24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1월 PCE 물가지수가 전년 대비 5.4%,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고 밝혔다. PCE 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5.3%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새해 들어 5.4%로 다시 상승한 것이다. 게다가 전월비 기준 상승률 0.6%는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도 전월 대비 0.6% 상승했으며 전년 대비로는 4.7% 상승했다. 시장은 각각 0.5%와 4.4% 상승을 예측해 왔다.
이달 들어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등이 들썩인데 이어 1월 PCE 물가지수는 미 인플레이션 재가속화에 쐐기를 박은 셈이 됐다. 이날 오전 8시 30분 PCE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 뉴욕증시 주요 지수 선물은 모두 1~2% 안팎으로 급락했고, 미 국채금리는 뛰어 오르는 등 시장에 연준발 공포가 확산됐다. 특히 연준 금리와 민감한 2년 만기 금리는 4.79%, 시장 벤치마크 금리인 10년 만기 금리는 3.95%로 급등했다.
PCE 물가지수는 미국 전역 물가를 보는 CPI와 달리 도시 거주자의 지출 항목에서 지수를 산출하고, 특정 항목이 비싸졌을 때 대체재를 반영해 실제 물가를 더 반영하는 지수로 꼽힌다. 연준이 목표로하는 ‘2%대 물가상승률’은 PCE 물가를 가리킨다.
연준이 중요하게 보는 수치가 인플레이션 재가속화로 나타나 연준이 3월에 빅스텝(0.5%포인트 인상)으로 인상 폭을 높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높아지고 있다. 이날 PCE 물가지수 발표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선물 거래를 통해 다음달 빅스텝 가능성을 32.9%까지 높였다. 한 달 전 2.8% 수준이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