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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사드기지 정상화, 동맹 신뢰-북핵 억제력 끌어올릴 지름길

입력 | 2023-02-27 00:00:00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완성돼 공람에 들어갔다. 환경영향평가는 2017년 사드가 임시 배치된 이래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번 초안에는 “내외부 모니터링 결과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을 만족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으로 주민설명회와 공청회 등 후속 절차를 마무리하면 성주기지는 내부 인프라 건설과 함께 6년 만에 정상화의 길로 들어선다.

이번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람은 그간 한미 동맹의 갈등 요소 중 하나였던 사드의 임시 배치 상태를 끝내고 기지 정상화로 가는 본격 시동이라 할 수 있다. 성주기지에는 6년 전 사드 발사대와 레이더가 배치됐지만 주민과 시민단체의 차량 진입 저지로 내부 시설 공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전임 정부가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미온적으로 대처한 탓도 컸다. 이로 인해 주한미군 측은 장병들이 천막이나 컨테이너 막사에서 생활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에 강한 불만을 제기해왔고, 한미 당국 간 협의 때마다 갈등 현안으로 대두되곤 했다.

사드 기지의 정상화는 동맹 갈등을 해소함과 동시에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선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견고히 다지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드는 미국이 보유한 핵무기, 재래식 무기와 함께 확장억제의 3대 축을 이루는 미사일방어(MD)의 핵심 무기체계다. 사드기지의 안정적 가동은 날로 고도화하는 북핵에 대응한 확장억제력의 신뢰성을 한층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나아가 한국 내 자체 핵무장 여론 같은 동맹 간 불협화음을 가라앉히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시민단체의 저항과 줄곧 민감한 반응을 보여 온 중국의 반발은 여전할 것이다. 하지만 신냉전 대결 기류에 편승한 북한이 갈수록 핵 협박을 노골화하는 상황에서 사드기지 정상화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그런 북한을 싸고도는 중국도 이제 과거와 같은 치졸한 보복은 할 수 없을 것이다. 사드기지의 조속한 정상화야말로 동맹의 신뢰와 대북 억제력을 끌어올려 북한의 오판, 중국의 오만에 맞서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