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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인사검증 총괄 한동훈 책임”… 與 “명백한 검증실패 반성 필요”

입력 | 2023-02-27 03:00:00

[인사검증 구멍] 국수본부장 ‘아들 학폭’ 낙마 놓고 공방
野 “법무부 이관 인사관리단 부실”… 정부조직법 개정안 제출하기로
與 “신속 책임져… 이재명과 달라”… 당내 “검증시스템 체계화” 자성



‘법무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 비판나선 野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왼쪽)이 2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들의 학교폭락 논란으로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된 지 하루 만에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김 의장은 “법무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을 대통령실이나 인사혁신처에 두는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른쪽은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법무부 산하 인사정보관리단이 정순신 씨 아들 학교폭력을 전혀 걸러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로 하루 만에 낙마한 것과 관련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책임론’을 본격적으로 제기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인사검증 기능이 법무부로 이관된 점을 문제 삼아 한 장관을 집중 겨냥해 ‘검찰 공화국’ 비판을 이어가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野 “‘학폭’ 무마한 아버지의 ‘법폭’”
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 장관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 변호사를 국수본부장으로 임명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인사 참사의 책임이 있는 한동훈 장관과 이원모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모두 검찰 출신”이라고 했다. 윤건영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첫 번째 문제는 인사검증 총괄 책임을 맡고 있는 한동훈 장관”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 중 인사검증관리단을 대통령실이나 인사혁신처로 이관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다음 달 1일 시작하는 3월 임시국회에서 한 장관을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것. 민주당은 27일 열리는 교육위원회 등 국회 상임위 차원에서도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주당이 한 장관 책임론을 꺼내 든 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검찰 독재’ 프레임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같은 기자간담회에서 “급기야 경찰의 국가수사본부장마저 검사를 앉히려다 망신을 당했다”며 “검사독재는 박정희 전두환 군사독재보다 더 악랄한 신독재”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인사검증 시스템 재점검을 요구했다. 이재랑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학폭을 무마시킨 아버지의 ‘법폭’”이라며 “사의 표명에서 끝날 게 아니라 진상 규명에 착수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이렇게 참담한 인사가 어떻게 검증 시스템을 통과했는지, 전면적인 재점검에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


● “그나마 다행” 與, 자성 목소리
국민의힘은 정 변호사의 사의 표명 직후 “존중한다”는 세 줄짜리 짤막한 입장만 내놨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25일 구두논평에서 “사안의 심각성이나 국민 정서 등을 고려했을 때 국가적 중책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더 늦지 않게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양금희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논평에서 “허물을 덮기 위해 정치적 물타기와 편 가르기에 급급했던 조국 전 장관과 이재명 대표 사태와 달리 신속히 책임지는 자세를 보였다”며 “민주당은 같은 당 정청래 최고위원 자녀의 여중생 성추행, 성희롱 의혹부터 조사하라”고 맞불을 놨다. 정 의원은 2017년 당시 중학생인 아들의 여학생 성추행 관련 언론 보도에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사과했다.

다만 당내에선 자성의 목소리도 나왔다. 당직을 맡고 있는 여당 의원은 익명을 전제로 “명백한 인사검증 실패”라며 “국민 눈높이와 괴리된 인사검증에 대해 정부 내부적으로 반성과 검증의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친이준석계’ 전당대회 주자들도 부실 검증을 비판했다. 천하람 당 대표 후보는 페이스북에 “이런 인사 논란이 총선 직전에 펼쳐졌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며 “인사검증 시스템을 체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도 “조 전 장관의 자녀 입시 비리에 왜 국민이 분노했었는지 우리 각자가 가슴속 깊이 상처를 안고 배웠다”며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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