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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서 잡힌 한국이름 마약범…알고보니 성형한 ‘태국 마약왕’

입력 | 2023-02-27 09:33:00

성형수술을 하기 전 ‘사라햇 사왕쟁’(왼쪽)과 성형수술을 거친 사라햇 사왕쟁. 태국 방콕 경찰 제공


태국 방콕에서 마약 거래를 주도하던 20대 남성이 성형수술을 받으며 한국식으로 개명을 해 경찰의 수사망을 지속해서 피했지만, 끝내는 체포됐다.

26일(현지시간) 태국 현지 매체인 더 타이거와 더 스트레이트 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태국 방콕 경찰은 방콕 방나지구의 한 콘도미니엄에서 25살 ‘정지민’ 씨를 체포했다.

현지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 그는 자신이 한국인이라면서 한국 이름을 댔다. 생김새 또한 기존의 몽타주와 많이 달랐다. 경찰은 당황했다. 하지만 곧 그가 태국에서 마약왕으로 불리던 ‘사라햇 사왕쟁’(Sarahat Sawangjaeng, 25)임을 확인했다.

사왕쟁은 인터넷 ‘다크웹’을 이용해 유럽에서 태국으로 MDMA(엑스터시·항정신성 약물의 일종)를 주문해놓고 이를 방콕에서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11월 태국 세관은 사왕쟁이 유럽에서 주문한 메틸렌디옥시 메시암페타민 2575g과 엑스터시 알약 290정을 발견했다. 현지 검찰은 증거를 수집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용의자를 찾아내지 못했다. 이에 검찰은 함정수사를 통해 사라핫에게 접근했고, 그의 거주지를 찾아냈다.

조사 결과 그는 사법기관의 추적을 피하고자 수년에 걸쳐 성형수술을 받고 한국식 이름으로 개명한 것이 밝혀졌다. 사왕쟁은 동일 전과로 3번이나 체포된 이력이 있었지만, 과거에 검거됐을 때의 모습과 완전히 다른 외모를 갖고 있었던 것.

당시 그의 체포에 동원됐던 경찰은 “본래 얼굴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며 “잘생긴 한국 남자로 변신해 있어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쌈마수티 경찰서장은 사왕쟁이 방콕에 마약을 퍼뜨린 숙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겨우 25세 나이에 유럽에서 MDMA를 수입하는 마약왕”이라며 “우리는 외국에 더 많은 용의자가 있다고 생각하고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