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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최측근 메드베테프 “러시아 존망이 곧 인류 존망”…핵사용 발언

입력 | 2023-02-27 11:32:00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드미트리 메드베테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러시아 존망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된다면 이는 우크라이나 전선뿐 아니라 인류 문명의 존망에 대한 사안과 함께 결정될 것”이라며 핵무기 사용을 경고했다.

러시아 언론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27일(현지시간) 현지 일간지 이즈베스티야에 “우리에게 러시아가 없는 세상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며 이같이 기고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그러면서 “여기에서 불명확한 부분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에게 러시아가 없는 세상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특히 몰락한 제국은 전 세계의 절반이나 그 이상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는 게 역사를 통해 드러난다는 경고도 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이같은 주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서 패전 위기에 몰리면 핵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협박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고위층의 핵무기 사용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9일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재래식 전쟁에서 핵보유국의 패배는 핵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며 “핵보유국들은 자신들의 운명이 달린 주요 분쟁에서 결코 패한 적이 없다”며 핵 사용을 경고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푸틴 대통령은 “만약 핵무기를 어떤 상황에서도 맨 먼저 사용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이는 두 번째로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의미”라며 “우리가 핵 공격을 받을 경우, 우리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급격하게 제한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선제 핵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같은 러시아 수뇌부의 핵전쟁 발언에 일부 전문가들은 핵무기를 보유한 군사강국이 맞붙는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자 분노와 좌절감을 표현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