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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리오프닝에 파리증시 고공행진 국내 “명품브랜드株 사볼까”

입력 | 2023-02-28 03:00:00

CAC40지수 올해 들어 9% 상승
명품업체는 더 가파르게 올라
‘中, 명품소비 기대감’ 증시 달궈
국내 ‘佛개미’ 투자 빠르게 늘어




“큰손이 돌아왔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으로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케링, 에르메스 등 명품 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프랑스 파리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억눌렸던 중국인들의 명품 소비가 폭발하면 글로벌 명품 매출이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같은 기대를 타고 이달 들어 파리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프랑스 명품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불(佛) 개미’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 프랑스 증시 사상 최고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9일(현지 시간) 5,676.87로 연저점으로 내려앉았던 프랑스 CAC40지수는 올해 24일 7,187.27로 마감했다. 최근 5개월 새 26.6% 상승했는데, 특히 이달 16일에는 장중 7,387.29까지 오르며 지난해 1월 5일(7,376.37) 이후 1년여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최근 블룸버그통신은 “LVMH와 에르메스, 케링 등 명품 업체들의 실적 호조가 CAC40지수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파리 CAC40지수는 올해 들어 24일까지 9.0% 상승했는데 주요 명품 브랜드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은 더 가파르다. 프랑스 파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벨기에 브뤼셀 등 유럽 3개국의 증권시장이 통합된 증권거래소 유로넥스트에 따르면 구찌와 생로랑을 보유한 케링의 주가는 같은 기간 14.5% 올랐다. 에르메스와 LVMH도 각각 13.9%, 13.5% 상승했다.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명품 보복 소비에 대한 기대가 파리 증시를 달군 요인이다. 중국 런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가계 저축 증가분은 17조8400억 위안으로 전년(9조9000억 위안)보다 80.2% 급증했다. 이렇게 소비를 미뤄 온 중국인들이 본격적인 ‘명품 오픈런’을 시작하면서 명품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중국의 명품 시장이 2019∼2021년 연평균 42% 성장했으며, 2025년 미국과 유럽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 불개미 석 달째 증가

삼성증권에 따르면 LVMH 등 유럽 명품 브랜드 주식을 직접 매수하는 이른바 ‘불개미’들도 최근 석 달간 빠르게 늘고 있다. 삼성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프랑스 주식 온라인 매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 투자자의 유럽 주요 명품 주식 매수 규모는 지난해 11월 15억9800만 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1월 50억200만 원으로 급증했다. 이달 매수액은 65억5800만 원으로 추정된다.

특히 연초 이후 17일까지 유럽 명품 주식 매수액은 총 79억3000만 원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81.2%가 LVMH(34억6000만 원)와 에르메스(29억8000만 원)에 집중됐다. 유럽 명품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강남구(59.6%)와 서초구(9.7%), 송파구(8.9%) 등 78.2%가 강남 3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명품주 투자자의 면면도 변화했다. LVMH와 에르메스는 2년 전인 2021년까지만 해도 30대 여성 투자 비중이 30%에 달했지만 연초 이후 이들의 투자 비중은 3% 수준으로 급감했다. 반면 50대 남성의 투자 비중이 각각 38.0%, 35.5%로 가장 높았다. 서정훈 삼성증권 글로벌주식팀장은 “팬데믹 이후 고금리로 인해 청년층의 투자 수요는 줄었다”며 “반면 상대적으로 투자 여력이 있는 고령층이 명품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