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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연휴 만들어 일본 여행 떠나요”… MZ 직장인들 “역사와 사생활은 별개”

입력 | 2023-02-28 03:00:00

“엔저에 날씨도 좋아 여행 적기”
항공권 예약률 평균 90% 넘어



인천공항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하기 위해 줄 서 기다리고 있다. 2023.2.23 뉴스1


“역사·정치 문제와 일본 문화를 좋아하는 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차모 씨(32)는 이번 3·1절에 일본 홋카이도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주말까지 포함해 4박 5일 일정을 계획한 차 씨는 “3·1절에 일본 여행을 가는 게 문제가 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여행 제한 해제와 지난해부터 이어진 엔화 약세 현상으로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선 독립운동 기념일인 3·1절에 일본 여행을 가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역사 문제와 사생활은 별개’라는 이유에서다.

직장인 윤영서 씨(26)는 3·1절에 휴가를 붙여 3박 4일 동안 일본 교토 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윤 씨는 “역사적 측면에서 일본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이와 별개로 엔화 가치가 떨어지고 날씨도 좋은 지금이 여행하기에 적격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만간 일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대학원생 이모 씨(28)도 “최근 일본 관광지를 찾으면 한국인이 현지인보다 더 많다”며 “일본 여행 가는 걸 문제 삼는 시기는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관광업계에선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반일 감정이 격해지며 벌어진 이른바 ‘노 저팬(No Japan)’ 운동이 옛말이 됐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일본 여행이 재개된 후 한국인 여행객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을 찾은 외국인 149만7000명 중 37.7%(56만5000명)가 한국인으로 가장 많았다.

일본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면서 항공권을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이달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일본행 항공권의 평균 예약률이 93%에 달한다”고 밝혔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등도 같은 기간 평균 예약률이 90%가 넘는다고 한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