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악명 높은 폭력 조직 두목이 침대보를 이어 묶은 줄로 교도소를 탈출하는 일이 일어났다. 탈출 과정은 영화처럼 계획적이었다.
27일 이탈리24와 영국 미러 등에 따르면, 이탈리아 마피아 ‘사크라코로나유니타’의 두목 마르코 라두아노(40)가 탈옥한 건 현지시간으로 지난 24일이다.
마르코는 2018년 마약밀매 혐의로 18년6개월을 선고 받아 이탈리아 사르데냐의 최고 보안 감옥에 수감된 상태였다.
그는 지난 수감 생활 4년간 성실한 모습을 보여 모범수로 교도소 내 도서관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도서관은 꼭대기 층에 있었는데, 마르코는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창밖을 내다보며 교도관들의 순찰 일정을 관찰했다.
그가 탈옥하는 모습은 교도소 밖 감시카라에 그대로 찍혔다. 마르코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교도관들이 깨달은 건 2시간 뒤였다.
교도관 노조 측은 예산삭감으로 인한 인력 부족으로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항변했다. 현재 약 50명의 직원이 180명의 죄수를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조반니 빌라 노조위원장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안전한 감옥 중 하나인 이곳에서 대담하게 탈출한 것은 직원 부족 때문이었다”며 “마르코는 오랜 기간 탈옥을 계획했고 모든 준비가 돼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몇 달 동안 인력 부족을 지적해왔다. 이것이 보안을 위태롭게 한 주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마르코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 당국은 행방을 쫓고 있다. 조력자가 있는지도 조사 중이다. 마르코가 이끄는 조직은 악랄하고 잔인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뱀으로 둘러싸인 개인 무기고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