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일대 아파트 공사장 29곳에서 건설업체를 협박해 전임비나 노조발전기금 명목으로 1억8000만 원을 뜯은 혐의를 받는 건설 분야 모 노조. (인천경찰청 제공) 뉴시스
수도권 일대 건설현장에서 건설업체를 협박해 억대 금품을 뜯거나 노조원 채용을 강요한 노조 간부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28일 인천경찰청 강력범죄수사1계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공갈 등 혐의로 건설 분야 모 노조 부위원장 A 씨(45) 등 간부 2명을 구속하고, 지부장 B 씨(39) 등 또 다른 간부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 씨 등은 2021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일대 아파트 공사장 29곳에서 건설업체를 협박해 전임비나 노조발전기금 명목으로 1억8000만 원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 등은 사전에 부동산 중개 애플리케이션으로 건설현장을 물색한 뒤 2인 1조로 안전모 미착용이나 배수로 불량 등 사소한 약점을 잡아 업체 관계자들을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노조는 2020년 11월 서울 은평구에 사무실을 열었으며 서울·인천·경기 등 5개 지부를 뒀다. 그러나 서울 사무실 외 5개 지부 사무실은 서류에만 형식상 주소가 기록돼 있을 뿐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
간부를 제외한 조합원 115명 중 대부분은 노조 활동을 전혀 한 적 없는 외국인이나 일용직 노동자로 파악됐다.
경찰은 A 씨 등이 활동한 건설 분야 노조가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 소속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현장의 각종 불법행위에 대해서 강력하게 단속하겠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와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