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혜정·산업1부 기자
“아니요, 신사임당의 남편은 이순신 장군이 아닙니다. 신사임당의 남편은 조선시대 중기의 문신인 오선길입니다. 이순신 장군은 신라시대의 장군으로, 조선 중기와는 시대적 차이가 있습니다.”
오픈 인공지능(AI)의 챗봇 ‘챗(Chat)GPT’에게 ‘신사임당의 남편이 이순신 장군인가’라고 질문하자 나온 답변이다. 챗GPT는 ‘생성형 AI’ 광풍을 몰고 왔다. 시, 소설, 작곡, 논문 작성 등 창작을 하고 로스쿨, 의사면허시험까지 통과하면서 챗GPT의 능력이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그러나 ‘생성형 AI의 인간 대체’는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다. 챗GPT가 기자의 질문에 내놓은 답변은 ‘그럴싸한’ 오답이다.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초거대 AI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을 앞다퉈 공개하고 있지만 여기서도 비슷한 오류들이 등장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27일 열린 연례 기술 콘퍼런스 행사 ‘데뷰’ 기조연설에서 초거대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챗봇형 검색 서비스 ‘서치GPT’를 공개했다. 챗GPT와 달리 진실성과 정확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을 적용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날 시연 과정에서 ‘일본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코로나 백신 접종 증명서랑 입국 정보 등록하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질문에 서치GPT는 업데이트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한 데다 ‘푸라노스’라는 존재하지 않는 백신을 언급했다. 앞서 구글도 AI 챗봇 ‘바드’ 시연회에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답변으로 내놓으면서 주가 폭락을 겪었다. MS의 챗봇 ‘빙’ 역시 시연 과정에서 ‘갭과 캐나다 스포츠웨어 브랜드 룰루레몬의 실적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룰루레몬의 총마진율과 영업마진율 등의 수치를 사실과 다르게 제시했다.
남혜정·산업1부 기자 namduck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