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이우 3일차: 농부·상인들 모인 전통 시장을 찾다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년이 흘렀습니다. 그 현장을 생생하게 전하려 정부의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를 받아 닷새간 수도 키이우를 찾았습니다. 이곳에 발을 닿은 순간부터 떠날 때까지 매 순간을 기록하고 싶다는, 그래야만 한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습니다. 제 눈에 보이는 장면, 만나는 모든 사람이 큰 울림을 줬습니다. 키이우는 제게 이 모든 걸 꼭 널리 알려달라고 말하는 듯했습니다. 동아일보와 채널A에 담지 못한 이야기들을 취재 후기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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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문 바로 옆에 있는 곡물 가게엔 셔터가 굳게 내려져 있었다. 빵을 주식으로 삼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자주 찾을 법한 곳이어서 의아했다. 밀가루로 만든 빵이 따뜻하게 구워져 나올 법한 아침, 곡물 가게와 이웃한 빵 가게도 폐업한 지 꽤 오래 되어 보였다.
이곳에서 30년째 식료품점을 운영했다는 나디야 브라우스 씨는 “전쟁이 길어지며 오랫동안 영업했던 상당수 곡물 가게와 빵집이 폐업했다. 곡물 가격이 비싸지자 사람들이 전통시장보다 싼 가격에 곡물을 파는 대형 슈퍼마켓 체인으로 발길을 돌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손님이 없어 썰렁한 시장에선 낯선 외국인 기자에 대한 경계심이 느껴졌다. 시장 관리인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취재팀의 촬영을 금하며 나가달라고 요구했다.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밭이나 농업 기기가 파괴돼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농민들도 많았다. 기자가 방문한 키이우 인근 농장에는 폭탄 잔해나 여러 발의 총알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는 전쟁 전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우크라이나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목소리 높여 말하며 생업으로 복귀하기 위해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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