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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계의 CES’서 주목 받은 자율운항 보트

입력 | 2023-03-02 03:00:00

HD현대 아비커스 자율운항 기술
손대지 않고도 자율운항 이·접안에
“보트 문화 뒤바꿀 신기술” 평가



아비커스는 15∼19일 미국 플로리다 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마이애미 국제 보트 쇼’에 부스를 차리고 레저보트 자율운항 솔루션인 ‘뉴보트’를 시연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15∼19일 ‘요트계의 CES’라고 불리는 ‘마이애미 국제 보트 쇼’가 열린 미국 플로리다 비치 컨벤션센터. 전시장 한쪽에는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이 행사에 참여한 HD현대의 선박 자율운항 자회사 아비커스의 부스 하나가 차려져 있었다. 면적 18.6㎡(약 6평)의 아비커스 부스에선 레저보트 자율운항 솔루션인 ‘뉴보트’가 시연됐다.

손을 대지 않고도 보트가 알아서 이·접안하는 모습에 현장 방문객들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고 한다. 아비커스 관계자는 “테슬라처럼 운항과 주차를 도와주는 자율운항 솔루션이 나와 신기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라고 전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IoT 월드 투데이’는 “보트 문화가 완전히 뒤바뀔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1일 HD현대에 따르면 이번 전시 기간 자신들의 보트에 ‘뉴보트’ 기술을 적용해 보는 테스트 신청에 참여한 사람은 약 1000명. 아비커스는 세계 레저보트 판매량의 절반 가까이 담당하는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현재 현지 법인을 세우는 작업에 착수했다. 실제 뉴보트 판매는 내년부터 이뤄질 것이란 게 HD현대 측의 전망이다.

이번 행사에서 영국 보트 전장업체인 ‘레이마린’과 독점 계약을 체결한 아비커스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7∼12월)에 협업 상품(레이마린X아비커스)을 내놓을 계획이다. 레이마린은 대형 레저보트 기준으로 유럽과 미국 시장 점유율이 각각 40%와 20%다.

이번 협약으로 레이마린이 납품하는 전장 제품의 자율운항 솔루션 옵션은 모두 아비커스가 만든 솔루션이 탑재된다. HD현대그룹 관계자는 “아비커스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라며 “해양레저 문화의 중심지인 미국에서의 성공 여부는 아비커스의 성장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대형 선박의 자율운항 대양 횡단에 성공한 아비커스는 최근 2단계 자율운항 솔루션 상용화에 나선 상태다. 지난해 7월에는 인천 영종도에서 국내 최초로 레저보트 자율운항을 시연하기도 했다. HD현대그룹 관계자는 “대형 선박은 한 해 수백 척 단위로 생산되지만, 레저용 선박은 1000만 척이 넘어가는 큰 시장이다”라며 “한국 조선·해양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