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대통령 3월 방한 전망 방산수출 실적·정부 치적↑ “K2 전차 500대 규모 수출 목표” 노르웨이서 K2 전차 경쟁력 입증 우크라이나 사태로 루마니아 국방비↑ 루마니아, 한화 장갑차에도 관심
폴란드 수주에 성공한 현대로템 K2 전차
2일 취재를 종합하면 현대로템은 정부와 함께 ‘K2 흑표 전차’에 대한 루마니아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로템 측은 “루마니아가 K2 전차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출 관련 협의는 초기단계 수준”이라며 “루마니아 현지 입찰공고도 아직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다른 소식통을 통해 정부가 목표로 설정하고 있는 수출 물량 규모에 대한 언급이 나왔다. 해당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와 현대로템은 K2 전차 약 500대를 루마니아에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아직 계약이 체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규모나 물량, 계약 여부 등은 변수가 있지만 노르웨이 수주 무산을 만회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전 수출 계약 실적(폴란드 180대 약 4조5000억 원)을 반영하면 K2 전차 500대는 수주금액 환산 시 약 10조~12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규모다. 금액 규모가 크기 때문에 루마니아 측이 다른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K2 전차와 별개로 루마니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개발한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에도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레드백 루마니아 수출과 관련된 물밑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에 전달된 현대로템 K2 전차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
특히 루마니아 당국은 K2 전차가 노르웨이 수주를 위한 테스트에서 서방 주력 전차인 독일산 ‘레오파르트2A7’에 버금가는 성능을 입증한 점을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노르웨이는 군용 장비 평가를 객관적이면서 정밀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노르웨이가 진행한 테스트에서 합격점을 받은 K2 전차는 유럽에서 비슷한 성능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K2 전차는 노르웨이 수주전에서 거의 최종단계까지 우세를 점했다고 한다. 노르웨이가 막판에 독일 전차를 선택한 것은 정치적인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러시아가 유럽으로 향하는 천연가스 공급을 끊었고 자연스럽게 자원부국인 노르웨이에서 생산된 천연가스 수요가 폭발했다. 독일은 노르웨이 천연가스 최대 수입국 중 하나다. 독일이 노르웨이에 막대한 부를 쌓는데 크게 기여한 셈이다. 그 결과 노르웨이는 지난해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노르웨이가 에너지 분야 최대 고객 중 하나인 독일을 제쳐두고 한국산 전차를 선택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노르웨이는 독일과 다양한 군사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독일 KMW 레오파르트2A7 전차
노르웨이 수주 무산 이후 국방부 역시 이례적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다. 노르웨이 전차사업 입찰을 통해 체계적이고 투명한 시험평가체계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노르웨이 정부와 군으로부터 K2 전차의 우수성과 경쟁력을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기술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독일 전차와 동등 이상 성능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향후 한국 전차의 수출 전망이 밝아졌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로템은 지난해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를 약 4조5000억 원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180대는 1차 물량으로 2차 물량(820대)에 대한 추가 계약도 추진 중이다. 국내 생산과 현지 생산을 병행해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