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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둔촌주공 무순위 청약…800채 ‘줍줍’ 물량에 다주택자 몰릴까

입력 | 2023-03-02 10:41:00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정당계약 체결 마감일인 17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견본주택에서 시민들이 아파트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2023.1.17/뉴스1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재건축 단지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내주 무순위 청약을 접수한다. 정부가 지난달 말 무순위 청약의 무주택·거주지 요건을 폐지한 직후 나오는 첫 ‘줍줍’ 물량으로, 현재 소형평수 중심으로 남아있는 미분양 가구 ‘흥행’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올림픽파크 포레온 무순위 청약은 오는 3일 모집 일정 공고를 거쳐 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해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총 1만2032가구로 공급돼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이 단지는 일반분양 4768가구에 대해 올해 1월 정당계약을 마쳤다. 이후 남은 미계약 물량 약 1400가구를 대상으로 지난달 진행한 예비계약에서 전용 59·84㎡ 잔여 물량은 완판, 29·39·49㎡ 소형 평수 중심으로 약 800가구가 줍줍 물량으로 나오게 됐다.

이번 무순위 청약은 무엇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월28일부로 공포한 무주택·거주지 요건 해제의 첫 수혜지란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국토부는 미분양 물량에 몰리는 과도한 경쟁을 방지하기 위해 2021년 5월부터 무순위 청약을 규제해왔는데, 이를 다시 되돌려 다주택자도 청약할 기회를 열어준 것이다.

둔촌주공은 이미 정부의 ‘1·3 대책’ 효과도 톡톡히 본 터다. 강남 생활권이라는 입지와 국내 최대 규모 대단지라는 장점에도 작년 12월 진행한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10대 1 이하에 그치고 일부 평형은 미달까지 나왔다. 그러나 정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 요건을 완화해 기존 분양가 12억원 이하인 경우에만 가능했던 중도금 대출 보증을 모든 분양주택으로 확대하자 계약률 70%를 달성(자체 발표)하고 예비계약에서 국민평형이 완판, 흥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들어 정부의 부동산 관련 두 차례 규제완화가 사실상 ‘둔촌주공 살리기’로 불린 이유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규모로도 주목 받았지만 과정에서 논란도 많았다. 분양가상한제를 피해 후분양을 진행하고, 동간 간격이 좁아 ‘주방뷰’ 문제까지 불거지는 등 조합의 과도한 이익추구가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향후 아파트 분양 시장을 판가름할 지표로 여겨진다는 점에서 시장은 물론 정부의 관심도 높은 것이다.

이번 둔촌주공 무순위 청약 성적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렸다. 정부의 규제 완화 효과를 볼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남은 소형 평형의 경우 선호도가 그리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선방은 할 것 같다”며 “거주지 제한을 해제하면 시장의 유효 수요를 넓히는 효과가 있는데, 지방에서도 청약하려는 사람이 늘어 수도권은 일부 채워지지 않을까 싶다. 시장 분위기도 최근 나아지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서울시 아파트 거래건수는 1월 1417건, 2월 1213건으로 둔촌주공이 1순위 분양을 진행한 12월(835건)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효선 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청약제도가 개편돼 누구나 청약이 가능해지긴 했지만 남은 평형은 워낙 소형·초소형 평이라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초소형 평형은 차익을 기대하기보다는 실수요 위주인데, (일반분양 물량이 완판된) 59㎡(9억원대)나 84㎡(13억원대)는 향후 시장이 안정되면 차익 생길 정도의 여유는 있었지만 지금 남은 평형은 구조도 불리한 상황에서 같은 금액대에 대체 가능한 국평 아파트도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