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오페라발레단이 ‘지젤’의 백미로 꼽히는 2막 ‘윌리들의 군무’를 추는 장면. 풍성한 로맨틱 튀튀를 입은 윌리들이 공기 속을 떠다니듯 시시각각 대열을 바꾸며 안무한다. 파리오페라발레단 제공
●30년 만에 한국 찾는 ‘지젤 원조’ BOP
‘지젤’은 순진한 시골 처녀 지젤이 귀족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지고, 또 배반당하는 이야기다. 발레단을 불문하고 주목해야 할 장면은 1막 후반 ‘매드씬’과 2막 ‘윌리들의 군무’가 꼽힌다. 알브레히트에게 약혼녀가 있음을 안 지젤이 실성하는 모습을 표현한 안무는 대사 없이도 폭발하는 감정을 극적으로 표출한다. 이후 지젤이 처녀 귀신 윌리들과 군무를 추는 장면에선 공기 속을 떠다니듯 시시각각 대열을 바꾸는 정교한 춤을 볼 수 있다.시골 처녀 지젤이 사랑하는 남자 알브레히트와 2인무를 추고 있다. 국립발레단 제공
이들이 선보일 ‘지젤’은 1841년 원작을 토대로 파트리스 바르가 1991년 재안무한 버전이다. 국립발레단 역시 같은 버전을 따른다. 이와 달리 UBC는 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한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 버전을 바탕으로 한다. 1895년 상트 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됐다. 두 버전의 가장 큰 차이는 1막 ‘페전트 파드되(농부의 2인무)’다. UBC 공연사업팀 윤고은 과장은 “세 쌍의 남녀 무용수가 함께 파드되를 선보여 풍성함을 배가했다”고 했다. 국립발레단은 무용수 한 쌍이 여섯 명의 군무단과 어우러져 2인무를 춘다.
●풍성한 로맨틱 튀튀, 어떻게 다를까
파리오페라발레단 소속 무용수 록산느 스토야노프가 ‘지젤’의 미르타 역으로 춤추고 있다. 파리오페라발레단 제공
UBC 의상은 마린스키 버전을 토대로 갈리나 솔로비에바가 러시아에서 제작해 들여온다. 1막 의상과 2막 조명에서 푸른색을 더해 다채로운 편이다. 국립발레단은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루이자 스피나텔리가 제작한다. 발레 역사에서 손꼽히는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루돌프 누레예프 등과 협업한 이력이 있다. 국립발레단 관계자는 “다른 두 단체와 비교해 은은한 녹색이 강조된다”며 “1막의 배경이 되는 시골 정취를 잘 표현한다”고 말했다.
국립발레단의 ‘지젤’이 의상과 조명에서 은은한 녹색을 강조한다면 유니버설발레단은 푸른색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이지윤기자 leemai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