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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시런, ‘수학기호’ 시리즈 마무리…5월5일 정규 5집 ‘[-]’ 발매

입력 | 2023-03-02 16:48:00


영국 스타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Ed Sheeran)이 수학 기호 앨범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2일 음반 유통사 워너뮤직 코리아에 따르면, 시런은 오는 5월5일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정규 5집) ‘[-](서브트랙트(Subtract))’를 발매한다.

시런은 2011년 데뷔 앨범 ‘+’를 시작으로 2집 ‘[X]’, 3집 ‘[÷]’, 4집 ‘[=]’ 등 연산 기호를 타이틀로 내세운 정규 음반들을 내놓았다. 삶의 다양한 요소들을 연산하는 듯한 노래로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2019년 발매한 ‘[넘버 식스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No.6 Collaborations Project])는 캐나다 팝스타 저스틴 비버 등 시런이 평소 즐겨듣고 존경하는 22명의 슈퍼스타가 참여해 화제가 된 프로젝트 앨범이었다.

이번 음반은 안타까운 일들을 연속으로 겪은 시런이 작곡을 통해 자신을 엄습했던 불안·우울을 ‘마이너스’(-)하며 치유를 받은 작품이다. 자신의 뿌리와도 같은 어쿠스틱 사운드로 돌아가, 솔직하고도 연약한 감정 그리고 희망을 앨범에 담으려고 노력했다는 전언이다. 시런의 영혼을 가장 많이 담은 작품이 될 것 같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시런의 절친한 친구인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의 소개로 밴드 ‘더 내셔널(The National)’의 애런 데스너(Aaron Dessner)와 팀을 이뤄 지난해 2월부터 앨범을 제작했다. 한 달 간의 스튜디오 작업 기간 동안 30곡이 넘는 곡을 작곡했다. 완성된 14개의 트랙은 포크와 풀 밴드, 오케스트라 편곡을 더했다.

시런은 지난 10년 동안 ‘[-]’ 작업을 하면서 완벽한 어쿠스틱 앨범을 조각하려고 했다. 머릿속에 뚜렷한 그림을 지닌 채 수백 곡을 쓰고 녹음했다. 그러던 중 작년 초에 일련의 사건들이 시런의 인생과 정신 건강, 궁극적으로는 그의 음악과 예술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완전히 바꿔 버렸다.

시런에 따르면, 한 달이라는 기간 안에 다음 일들이 모두 벌어졌다. 임신한 아내에게 종양이 생겼고 출산 전에는 치료할 길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또 영국 유명 R&B·힙합 플랫폼 ‘SB.TV.’ 설립자이자 시런과 절친한 영국 음악 사업가 자말 에드워즈(Jamal Edwards·1990~2022)가 돌연 세상을 떠났다. 또 ‘[÷]’ 수록곡인 자신의 대표곡 ‘셰이프 오브 유(Shape of You)’(2017)가 표절 의혹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법정 다툼을 겪으며 작곡가로서의 진실성과 커리어를 변호해야 했다.
시런은 일련의 이 과정에 대해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과 우울, 불안을 겪었다. 물에 빠져 죽어가는 것만 같았다. 머리가 수면 아래 잠겨, 위를 올려다보면서도 숨을 쉬기 위해 물 밖으로 나갈 수 없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12세 때 영국의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Eric Clapton)의 ‘라일라(Layla)’로 처음 기타를 배우며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된 시런은 밥 딜런(Bob Dylan), 데미안 라이스(Damien Rice·데이미언 라이스),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 등 아버지 존(John)이 소개해 준 음악을 부모의 집에서 반복해 들으며 자라났다.

시런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 여러 사건들로 인해 작곡 과정이 새로운 방향성을 갖게 됐지만, 한 가지 변하지 않은 사실은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앨범을 제작하겠다는 그의 강한 열망이었다.

시런은 지난 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내게 작곡은 심리 치료다. 곡을 쓰는 건 내가 내 감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떤 곡을 쓰겠다는 생각 없이 그저 무엇이든 굴러 떨어지는 대로 썼다. 일주일이 조금 넘는 시간이 흐른 뒤에는 나의 가장 깊고 어두운 생각들이 지난 10년간의 작업물을 대체했다”고 고백했다.

무엇보다 이번 음반은 “내 영혼으로 난 작은 문을 여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소개했다. “처음으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앨범을 만들려고 애쓰지 않고, 그저 어른의 삶에서 내가 어느 지점에 있는지를 솔직하고 진실하게 담은 것을 내놓고자 한다. 이것은 작년 2월의 일기이자 나만의 방식대로 그 모든 것을 이해해 보려는 시도이다. 이게 바로 [-]”라고 강조했다.

이번 음반의 공식 사진은 미국 유명 사진작가 애니 레보비츠가 촬영했다. 새벽인지 저녁인지 분간하기 힘든 어스름한 푸른 기운 속에서 시런은 곡 작업 혹은 삶의 연산에 골몰하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