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의 제재 이후 음성적으로 러시아의 원유를 실어 나르는 ‘그림자 선단’의 규모가 600척에 이르며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현지시간) CNN은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그림자 선단의 규모가 전 세계 대형 유조선 수의 약 10%인 약 600척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그림자 선단은 서방의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서방의 제재 대상국과 거래를 하는 선박을 의미한다. 이 선박들은 의무적으로 설치되는 선박자동식별시스템(AIS)을 꺼둔 채로 운항해 항로 추적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에너지기구(IAEA)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하루 평균 190만배럴로 2021년보다 19% 증가했다. 인도는 하루 평균 90만배럴을 수입해 무려 8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시장 분석기업 케이플러는 유럽연합(EU)이 해상 운송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면서 지난 1월 러시아의 중국과 인도 석유 수출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아시아로 원유를 운송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유조선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원유를 아시아로 수출하는 것이 유럽 수출보다 효율성이 낮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4배 높은 원유 수송 능력이 요구된다고 말한다. 러시아 국적선들은 이같은 수송 능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서방 회사의 경우 러시아 원유 수송으로 인한 법적 책임과 평판 악화 등 부담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도 서방 회사와의 거래를 중단하기를 원하면서 그림자 선단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경제가 회복하면서 원유 수요가 늘어나면 그림자 선단이 규모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유조선 가운데 그림자 선단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 원유 수송 비용이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가 그림자 선단으로 서방의 제재를 피하게 되면서 러시아 원유 수출 가격과 수출 규모도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그림자 선단을 운영하는 실소유주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러시아 정부가 연계되어 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지만 아직은 의혹 수준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