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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조성진 13세때 연주 듣고 놀랐다”

입력 | 2023-03-03 03:00:00

“어린 나이에 음악적인 면 모두 이해
그때나 지금이나 길 잘 가고 있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공연
정명훈 지휘로 조성진과 협연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공연을 지휘하는 이 악단 수석 객원 지휘자 정명훈(왼쪽)과 협연자인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2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정명훈은 “꾸준히 뛰어나게 활약하는 조성진을 보면 자랑스럽다”고 했고, 조성진은 “선생님이 저와 같이 연주해 주시는 건 언제나 영광”이라고 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성진 군이 열세 살 때 처음 연주를 들었죠. 재주 있는 아이 정도가 아니라 음악적인 면을 모두 이해하며 치는 걸 보고 놀랐어요. 저와 가장 자주 연주한 협연자이고, 그때나 오늘이나 길을 잘 가고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칭찬입니다.”(정명훈)

지휘자 정명훈(70)과 피아니스트 조성진(29)이 3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5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공연에서 호흡을 맞춘다. 두 사람은 서울 강남구 거암아트홀에서 2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에이드리언 존스 대표가 함께했다. 정명훈은 2012년 이 악단 최초의 수석 객원 지휘자로 임명돼 재임 중이다. 1548년 창립돼 475년 역사를 지닌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일곱 번째 내한인 이번 공연에서 베버 ‘마탄의 사수’ 서곡과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조성진이 협연하는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정명훈과 조성진은 조성진이 예원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9년 5월 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립교향악단 어린이 돕기 자선음악회에서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을 협연하며 처음 만났고, 이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조성진은 “차이콥스키 협주곡 1번은 열여섯 살 때부터 연주했는데 정 선생님과 10번 정도 협연했다. 특별하게 치려다 보면 자연스러움이 없어져 다른 연주는 안 듣고 악보만 보며 준비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 선생님과는 협주곡을 8곡 정도 함께 연주했는데 중3 때 처음 함께한 뒤 협연 지휘자에 대한 기준이 너무 높아져 힘이 들었다”고 웃음기도 없이 덧붙였다.

두 사람은 최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상주 공간인 드레스덴 젬퍼오퍼에서도 같은 곡을 협연했다. 조성진은 “이 악단은 현악기 소리가 깊고 벨벳 같다. 현악기가 중요한 협주곡이어서 매우 즐겁게 연주했다”고 말했다.

정명훈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7,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람스 교향곡 전곡 콘서트를 연다. 7일 브람스 교향곡 1, 2번, 8일 3, 4번을 연주한다. 존스 대표는 악단에 대해 “대작곡가 바그너와 베버 등이 카펠마이스터(수석지휘자 격)로 활동했고 여러 명곡이 이 악단에서 초연됐다. 브람스도 자신의 4번 교향곡을 이 악단에서 처음 자기 지휘로 선보였다. 정명훈이 그런 내력을 끄집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명훈은 우리 악단에서 대부(代父)처럼 존경받는다. 그의 고희(70세)를 기념해 이번에는 한국에서만 연주하는 투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