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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톤 콤비’ 승부치기 수비 특훈… 첫 훈련부터 필승 작전

입력 | 2023-03-03 03:00:00

WBC대표팀 첫소집 45일 만에
전원 고척돔 모여 첫 훈련 가져
에드먼, 배팅볼서 홈런 두 방
선수단 밝은 분위기속 호흡 맞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30명 전부가 처음으로 다 모여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함께 훈련했다. 메이저리거인 토미 에드먼(가운데)과 김하성(오른쪽)이 지난 시즌 한국 프로야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이정후와 함께 웃으며 카메라 앞에 섰다(위 사진). 아래 사진은 이날 훈련이 끝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이강철 대표팀 감독. 뉴스1


“헤이, 나이스!”(이봐, 잘했어!)

2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선 쉴 새 없이 영어 감탄사가 터졌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이 완전체를 이룬 첫 훈련에서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이 배팅볼을 받아쳐 홈런을 날리자 주변에 있던 동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에드먼은 다음 배팅에서도 홈런을 때렸다. 구장 내 좌우 전광판엔 WBC 1라운드 첫 상대인 호주 대표팀 투수들의 투구 영상이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WBC 대표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30명이 한곳에 모인 건 이날이 처음이다. 1월 16일 첫 소집 이후 선수단 전원이 모이기까지 45일이 걸렸다. 첫 소집일 당시 이정후(키움) 이의리(KIA) 고영표 소형준(이상 KT) 원태인(삼성) 등은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었다. 국내파 선수들은 지난달 15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 모여 전지훈련을 했지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뛰는 김하성(샌디에이고)과 에드먼은 MLB 시범경기를 일부 소화하다 1일에야 한국에 왔다.

대표팀 첫 완전체 훈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가 연달아 땅볼만 치고 들어가자 키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하성이 다가와 어깨를 치고 장난을 걸며 긴장을 풀어줬다. MLB 미네소타에서 뛰었던 박병호(KT)는 에드먼과 영어로 대화하기도 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KT)은 “비행기 기체 결함으로 귀국 일정이 늦어지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오늘 훈련에선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거나 피곤해 보인다는 느낌은 찾아볼 수 없었다. 훈련이 끝날 때까지 모두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했다.

훈련에 합류한 키스톤 콤비 김하성(유격수)과 에드먼(2루수)은 비밀 특훈을 받기도 했다. 오후 3시부터 1시간 반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훈련에서 김하성과 에드먼은 수비 사인을 배우고 시프트 연습을 했다. 상대 팀의 번트에 대비한 훈련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정규 이닝 9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연장 10회부터는 무사 2루에서 공격을 시작하는 승부치기가 진행돼 번트 수비가 중요하다. 이 감독은 “우리 방망이가 지금 잘 치니까 승부치기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드먼은 “오늘 처음 한국 선수들과 만나 훈련해 봤는데 정말 재밌었다. 내가 잘 모르는 부분을 박병호가 영어로 많이 알려줬다. 좋은 동료들과 코치를 만나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한국에서 함께 뛰었던 선수들을 다시 만나 호흡을 맞추니 마음이 편안했다. 에드먼과는 처음 수비를 함께 해봤는데 호흡이 잘 맞아 WBC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대표팀은 4일 오후 5시부터 SSG 퓨처스팀(2군)과 연습경기를 치른 뒤 4일 일본으로 출국한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