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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포켓몬 보면서 꿈 키워… 만화의 나라서 큰 상 받아 뿌듯”

입력 | 2023-03-03 06:00:00

16회 일본국제만화상 최우수상 성률
“현장감 넘치는 묘사 영화같아” 심사진 극찬




“어릴 때부터 일본 만화를 좋아하며 지브리, 포켓몬을 봤어요. ‘나도 저렇게 멋진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만화의 나라인 일본에서 이렇게 큰 상을 받고 나니 뿌듯하고 기쁩니다.”

2일 일본 도쿄 외무성 공관에서 개최된 제16회 일본국제만화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성률 작가(앞줄 왼쪽 두 번째), 다케이 슌스케 외무성 부대신(앞줄 오른쪽 두 번째) 등이 기념촬영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일본 외무성이 주최한 제16회 일본 국제만화상에서 한국 만화 작가 성률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77개 국가 및 지역에서 503개 작품이 응모한 이번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2일 일본 도쿄 외무성 이쿠라공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성 작가는 시상식 내내 얼떨떨해하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상장과 트로피를 받고 기념 촬영에 임해서야 비로소 얼굴에 미소가 생겼다.

성 작가는 “만화는 어떻게 만드는 걸까 항상 궁금해하며 이런저런 실험도 해 보고 이게 맞는 걸까 스스로에게 의심이 들었다”라면서도 “상을 받고 나니 이제야 제대로 만화를 완성했구나 싶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제16회 일본국제만화상 최우수상을 받은 성률 작가.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최우수상을 받은 성 작가의 작품 ‘여름 안에서’는 내성적 성격으로 외로운 소년이 유일한 친구인 고양이가 죽자 고양이의 영혼을 만나러 떠나는 모험담을 그렸다. 녹색 가득한 수채화풍의 그림이 여름 이미지를 강하게 보여준다.

심사위원들은 “여름 햇살과 나무의 초록빛, 새소리, 흔들리는 빨래에 바람 소리까지 들리는 듯한 현장감 넘치는 묘사에 매료됐다”라며 “상세한 묘사가 마치 실사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라고 심사평을 했다.

성 작가는 “이번에는 만화상을 받았지만, 다음에는 다른 매체로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라며 만화 외에 다른 장르에도 도전할 뜻을 내비쳤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