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16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시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2.22/뉴스1
서울시의회가 3일 청년 탈모 치료 지원을 위한 조례안과 관련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심사를 보류했다.
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소라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비례)이 대표 발의한 ‘청년 탈모 지원 조례안’을 상정해 논의한 끝에 심사를 보류했다.
조례안은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19세 이상 39세 이하)이 경구용 탈모 치료제를 구매하면 시가 치료비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 부정적인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세대갈등 우려가 있고 정책 우선순위나 다른 질병과의 형평성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청년 정책의 우선순위는 일자리와 주거 지원 문제”라고 우려했다.
서울시는 지원 대상인 만 19~39세가 약 280만명으로 1인당 20만원을 지원하기로 한 성동구의 사례를 토대로 추산하면 약 30억~67억원의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 단장은 “청년 정책은 차세대 사회 리더로 청년이 자립하도록 하는 데 주요 목적이 있다. 또 청년 정책은 세대 통합의 엔진이 돼야 하며, 세대갈등의 빌미가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전문위원 또한 청년보다 중장년 탈모 비중이 더 높은 점과 아직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조례안 처리에 앞서 공론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미래청년기획단이 좀 더 진보적인 시각으로 해당 정책에 접근해야 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임만균 민주당 의원은 “미래청년기획단의 보고서에 긍정적인 의견이 없어 아쉽다. 좀 더 진보적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나”며 “특정 연령이나 집단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면 세대 갈등은 있을 수밖에 없다. 지하철 무임승차도 그렇지 않나”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은 탈모로 자존감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세대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시가 의원들보다 더 보수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무상급식도 포퓰리즘 논란이 있었는데, 지금은 무상급식이 보편화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김 단장은 “탈모는 치유되지 않는 매우 심각한 질환이고 원형 탈모까지 고려하면 50% 이상이 겪는 질환이다. 조례상으로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많다”며 “전 국민적 치료를 하려면 의료보험 급여 대상으로 설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영철 국민의힘 의원은 “여드름과 치아 교정, 라식 등도 의료보험 비급여 대상”이라며 “지금 당장 시행하기 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서울시 입장에 힘을 실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은 “조례 자체 목적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는데 일부 세대를 위한 조례는 맞지 않다”며 “북유럽 등 해외 사례도 찾기 어렵다. 보편적 복지 문제라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