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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 메모리 반도체 HBM 검사장비 세계 최초로 개발

입력 | 2023-03-06 03:00:00

[Stock&Biz]에이엠티㈜
단품 칩 검사 가능한 신기술 개발
불량 미리 알 수 있어 생산성 향상
고정밀·고품질로 시장 경쟁력 확보



에이엠티에서 생산하는 ‘HBM TEST HANDLER’. 에이엠티㈜ 제공


국내 한 중소기업이 초고속 메모리인 HBM(High Bandwidth Memory·고대역 메모리) 테스트 공정에 사용되는 기존 테스트 핸들러 검사장비를 대체하는 신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충남 아산에 본사를 둔 에이엠티㈜(대표 김두철)는 최근 파인 피치(Fine-Pitch·고밀도) HBM IC 검사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반도체는 ‘8대 공정’을 통해 제조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이 웨이퍼(Wafer·원판) 제조 공정이다. 지름 30㎝의 둥근 판 위에 5㎚(나노미터·1나노는 10억분의 1m)의 가는 회로를 그려 넣은 뒤, 원판을 잘라서 반도체를 만든다. 반도체를 IT 기기 등 전자제품에 최종 탑재할 때까지 거치는 테스트와 패키징(조립) 과정을 후 공정이라고 한다.

신기술은 디바이스(HBM)를 원판 상태에서 조립 및 절단한 후 각각의 반도체 IC로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단품 칩 검사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초고성능 HBM 메모리 검사 공정에 사용되는 프로브 카드는 현재 웨이퍼용 초소형 정밀기계기술(MEMS)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 HBM이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고성능 제품으로 AI 시대 기술 진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기존 프로브 카드는 반도체 고집적화에 따른 더 높은 수준의 웨이퍼 테스트 조건을 충족시키기 어려웠다. 또 웨이퍼에서 절단된 단품 칩의 검사도 불가능하지만, 에이엠티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검사 Para(반도체 칩을 동시에 처리하는 단위) 확장이 가능한 새로운 솔루션으로 혁신 기술을 실현했다.

현재 HBM 개별 IC 상태에서 테스트를 하지 못해 출하 후 고객사에서 불량 발생을 알리면 해당 제품을 교체나 배상해야 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HBM 테스트 핸들러를 적용하면 불량률 감소,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및 고정밀 고품질의 제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에이엠티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이번 신기술을 통해 HBM 반도체 검사 장비 시장 점유율을 향후 크게 넓혀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급처는 삼성전자, 하이닉스는 물론 해외(Micron, TSMC) 등 국내외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실제 에이엠티는 하이닉스 및 삼성용 HBM 양산제품 테스터(TESTER)에 차세대 HBM용 Fine Pitch IC를 테스트할 수 있는 핸들러를 정부 과제로 개발 완료하였다. 올해 말 선보일 예정인 64 Para급 핸들러가 개발 완료되면 신기술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매출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HBM 반도체용 IC는 패키지를 웨이퍼 형태로 만들어 절단 과정을 거친다. 검사를 할 때는 HBM 개별 IC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해야 하는데, 그 단면의 공차가 20㎛ 간격 이내로 배치되어야 프로브 카드와 만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일본, 스위스, 국내 핸들러 업체에서는 20㎛ 이내로 디바이스 간격을 맞추는 기술을 구현하지 못했다.

에이엠티는 2년간의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10㎛ 이하로 정밀도를 높였고 핵심 기술을 세계 최초 특허까지 등록 신청한 상태이다. 일본과 스위스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반도체 검사장비 회사도 기술적 한계로 포기했던 수치다.

한편, 2002년 설립된 에이엠티는 반도체 설비 국산화 및 자동화 분야에서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가진 전문가 집단이다. 100여 명의 직원 가운데 연구개발 인력이 절반이 넘을 정도로 기술 집약적인 기업으로 2021년 3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소·부·장 핵심 전략기술로 선정됐다. 특허 등록과 출원 건수만 국내 총 72건, 해외에서도 미국 10건, 중국과 일본이 각각 총 8건, 대만 7건으로 압도적인 기술적 노하우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특화된 반도체 설비 기술을 자랑하는 에이엠티는 앞으로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 팩토리에 적용되는 장비들을 여러 분야로 확산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