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Biz]㈜큐어버스
뇌 질환 치료제를 저분자 약물로 개발하고 있는 ㈜큐어버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창업 유도형 연구개발 사업인 ‘바이오스타과제’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윤석진) 자체 창업 지원사업인 ‘디딤돌 과제’를 기반으로 2021년 10월 설립됐다. KIST 기술 출자기업 형태로 설립된 후 저분자 신약후보물질을 앞세워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난치성 뇌 질환의 혁신적인 신약 개발을 예고하고 있다. 신약은 크게 항체를 포함하는 단백질 신약과 저분자 신약으로 나뉜다. 이 중 저분자 화합물 신약은 뇌 질환 치료제 개발에 여러 장점을 갖는 유망 분야다.
최근까지도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신약 가운데 상당수가 저분자 신약이 차지할 정도다. 큐어버스는 저분자 발굴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치매나 파킨슨병같이 근본적 치료제가 없거나, 다발성 경화증같이 안전한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뇌 질환에 주목했다. 난치성 뇌 질환 치료제는 미충족 수요가 천문학적인 유망 분야로 신약이 개발되면 파급력이 엄청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큐어버스는 두 개의 주요 비임상 파이프라인을 개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알츠하이머병(치매)의 치료제 후보물질 ‘CV-01’과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후보물질 ‘CV-02’다.
첫 번째 파이프라인 임상 후보인 ‘CV-01’은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뇌 질환 치료를 위한 것이다. 증상 완화 수준인 기존 약과 달리 뇌 염증 조절 기전에 적극적으로 치료 작용을 나타내는 근원적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쥐로 동물 실험(In Vivo)을 여러 차례 반복한 결과 CV-01을 쓴 치매 쥐 모델이 정상 쥐와 유사한 학습·기억 능력을 보였다.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모두 유의미한 개선 효능 결과가 나왔다.
CV-01은 매우 선택적으로 약물 표적인 ‘Keap1’을 변형시키는 혁신 신약(First in Class)으로 정의할 수 있다. Keap1과 Nrf2는 뇌 염증 질환에 중요한 표적이 되는 단백질로, 이를 효과적으로 변형시켜 세계 최초로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시판 중인 기존의 약물은 표적의 선택성과 약물성이 매우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큐어버스의 CV-01은 기존 약물과 비교해 획기적으로 선택적이며 차별적인 결합을 하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약 특성 발휘에 필요한 종합적 성질인 약물성도 뛰어나다. 흡수·분포·대사·배출이 잘 이뤄지는지, 독성은 없는지를 평가한 결과 뇌 질환 치료제로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의 매우 우수한 약물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두 번째 파이프라인 ‘CV-02’는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기존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혈액 내 면역세포 이동을 조절하는 ‘S1P1’ 단백질이 치료 표적이다. 심장과 간 등 다른 장기에 미치는 부작용을 해결했다는 점이 차별화다. 다발성 경화증은 퇴행성 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큐어버스는 사람 심장 조직을 이용한 심장계 부작용 극복 시험 결과 다국적 회사의 경쟁 약물 대비 부작용이 100분의 1 수준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핵심 파이프라인 CV-01과 CV-02의 비임상 실험을 올해 중 완료하고 내년 초에 임상 1상 시험 계획(IND)을 신청할 계획이다.
조성진 대표
조성진 대표는 큐어버스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난치성 뇌 질환 치료제를 저분자 약물로 개발하는 것은 첫째 해볼 만한 분야이고, 둘째 누구보다 잘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라며 “20여 년간 수행했던 저분자 신약 개발 경험을 토대로 천문학적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조 단위 가치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