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 세상을 먼저 떠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관련 정부 입장 발표문’을 통해 피해자들에게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라는 제3자를 통해 배상금을 대신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3.3.6 뉴스1
국민의힘은 ‘제3자 변제’ 방식을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 최종안에 대해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 치욕”, “전쟁범죄 면죄부”라고 비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를 직시하면서 우리는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며 “엄중한 세계정세 변화, 한·미·일 안보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는 시점, 미래세대의 양국 간 교류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해법 모색이 아니었을까”라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강제동원은 일종의 폭탄 돌리기 같았다. 전 정부 누구도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며 “그로 인해서 한일관계는 경색된 채로 방치됐고, 국회 정상화 이후 최고의 악화한 상태를 거듭해왔다”고 지적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실타래가 뒤엉켜 있다고 놔둘 수만은 없다.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어렵다고 방기하는 것은 뒤처지는 길”이라며 “미래와 국익을 향한 대승적 결단이자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향한 윤석열 정부의 강한 의지”라고 평가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맹목적인 반일 정서는 글로벌 외교 무대에서 고립을 자초하며 국익에 치명적 해악을 초래할 뿐 미래를 향하는 데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라며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피해자와 그 유족,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소통해 나갈 것이다. 과거사 문제의 진정한 해결을 위해서도 끝까지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윤석열 정권이 결국 역사 정의를 배신하는 길을 선택한 것 같다”며 “삼전도 굴욕에 버금가는 외교사 최대 치욕”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정부 발표에는) 일본 전범 기업이 아니라 우리 기업들이 마련한 재원으로 배상하고 일본 사과도 기존 담화를 반복하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라며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피해자를 짓밟는 2차 가해이자 대법원 판결과도 배치되는 폭거”라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정권 몰락의 단초가 됐던 위안부 졸속 협상을 타산지석으로 삼길 바란다”면서 “일본의 전쟁범죄에 면죄부를 주려는 모든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고 국민과 함께 강력하게 맞서겠다”고 경고했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권이 역사의 정의를 부정하고 일본에 굴종하는 길을 선택했다”며 “치욕의 날이다. 윤석열 정부가 끝내 강제징용 피해 배상을 한국 기업이 마련한 돈으로 주도록 결정했다. 국민은 능멸당했다”고 비판했다.
안 수석대변인은 “일본과 관계 개선을 위해 국민을 능멸하고 국가의 이익도 모두 포기하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친일 굴종 외교를 즉각 중단하고 강제동원 피해배상 방안을 철회하라”며 “일본의 배상을 당당히 요구하지 못하고 국민을 배신하는 정권을 국민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날 2018년 대법원 확정 판결에서 일본 전범기업(일본제철·미쓰비시(三菱)중공업)에 승소한 강제동원 피해자 총 15명(생존자는 3명)을 대상으로 행정안전부 산하 공공기관인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하 재단)을 통해 판결금(1인당 1억원 또는 1억5000만원) 및 지연이자를 지급한다는 강제동원 피해배상 해법을 공식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