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살기 위해 1.6km 공포의 수영”…스노클링 하다 버려진 부부

입력 | 2023-03-07 11:03:00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의 한 신혼부부가 하와이에서 스노클링 투어를 하던 도중 자신들을 바다에 버리고 간 현지 여행사를 상대로 500만 달러(약 64억 8500만 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출신인 엘리자베스 웹스터와 알렉산더 버클 부부는 2021년 9월 하와이 신혼여행에서 라나이 해안 스노클링 투어에 나섰다가 투어를 운영하는 ‘세일 마우이’사 승무원들의 실수로 바다 한가운데 버려졌다.

이들 부부는 다른 여행객 42명과 함께 사건 당일 오전 10시 라하이나 항구에서 출발해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즐긴 뒤 배를 타고 오후 3시쯤 돌아올 예정이었다.

당시 선장은 바다 한복판에서 배를 멈춰 세우고 스노클링을 즐기게 한 뒤, 약 한 시간 동안 머물다 다른 곳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확히 언제까지 배로 돌아오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부부는 주장했다.

오전 10시50분경부터 한 시간가량 스노클링을 즐기던 이들 부부는 갑자기 파도가 거세지자 배로 돌아가려고 15분 동안 수영했지만 배에 다다를 수 없었다.

두 사람은 “파도가 거셌고 배로 돌아가기 위해 15분을 더 있는 힘껏 헤엄쳤지만 보트는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보다 더 멀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때가 낮 12시 20분 경이었다.

당시 보트 승무원들은 인원수를 세 차례나 확인했지만 승객들이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을 제지하지 않아 정확한 인원 파악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워시코위츠 변호사는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그들이 처음 인원수를 셀 때 둘이 부족했고, 두 번째로 인원을 확인했을 때도 둘이 모자랐다”며, 승무원들이 세 번째로 인원을 확인하면서 전부 다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는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웹스터와 버클리 부부는 배가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계속 헤엄치려 했지만, 물살은 점점 거세졌다고 말했다.

부부는 배가 자신들을 버려두고 떠났으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깨닫고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고 한다. 결국 부부는 배를 따라가는 것을 포기하고 생존을 위해 해안으로 있는 힘을 다해 헤엄쳤다.

부부는 “죽지 않기 위해 약 1.6㎞를 헤엄쳐 라나이섬 해변으로 올라오는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오후 1시경 탈진한 상태로 두 사람은 겨우 해변에 도착했으며 섬 주민의 도움을 받아 페리를 타고 돌아올 수 있었다.

부부는 “안전교육 때 라나이섬 근처에 얕은 암초가 있으니 그쪽으로 헤엄치지 말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해변으로 가려는 결정을 내려놓고도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자신들이 입은 모든 손실과 정신적 충격에 대한 보상을 업체 측에 요구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