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 사만다그에서 지진으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비닐하우스로 매트리스를 옮기고 있다. 사만다그=AP 뉴시스
“밤만 되면 지진 공포가 다시 덮쳐요. 밤새 여진을 느껴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강진 발생 한 달째인 6일(현지 시간) 튀르키예인 소굴 유체소이 씨는 눈물을 훔치며 이렇게 말했다. 지진 주요 피해 지역인 남부 하타이주 사만다그에 사는 유체소이 씨는 한 달째 텐트에서 거주하고 있다. 전기마저 끊긴 거리에서 유체소이 씨는 밤마다 기름 등불을 켠다며 “어두워지면 무섭다. 지진 공포는 여전히 너무 크다”고 말했다.
지난달 14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 이스켄데룬 임시 이재민 캠프에서 이재민들이 음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이런 정부 피난촌도 이재민을 다 수용하지 못해 생존자 상당수는 비닐하우스나 철도 객차 등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켄데룬=AP 뉴시스
유체소이 씨와 남편 사바스 씨, 자녀들은 지진으로 무너진 집에서 불과 몇 발짝 떨어진 곳에 방수포를 얼기설기 엮어 만든 텐트에서 산다. 작은 캠핑용 화덕에 음식을 해먹고, 파괴된 건물에서 나온 목재로 임시 화장실을 만들어 사용한다. 가구라고는 겨우 서있는 탁상과 곰팡 핀 과일그릇뿐이다. BBC는 살아남는 사람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살기 안전한 곳을 찾는 일이지만 언제나 찾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유체소이 씨는 지진으로 친척 17명을 잃었다. 그의 여동생 툴레이 씨는 실종돼 생사를 모른다. 그는 “동생이 아파트 잔해 밑에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신을 찾기 전까지는 애도조차 시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동생 남편과 11세 된 조카는 숨졌다. 유체소이 씨가 조카 시신을 수습했다. 유체소이 씨 자녀들은 살아남았지만 학교가 문을 닫아 갈 곳도 할 일도 없어 하루 종일 그저 앉아 있다.
사바스 씨는 BBC에 “지진 전까지 우리는 자유로웠다. 그러나 이제는 텐트에서 겨우 살아 있을 뿐이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게 항상 두렵다”고 말했다. “집이 무너진 다음에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