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서도 챗GPT 활용 바람
“앞으로 많은 변호사들이 챗GPT에 법률 업무를 시키게 될 겁니다.”(강정수 전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
3일 낮 12시,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회의실. 이날 회의실에는 챗GPT 강의를 들으려는 변호사 등이 몰려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점심시간인데도 온라인 참석자를 포함하면 약 250명이 수업에 참석했다. 강 전 센터장은 챗GPT와 법률산업에 대해 1시간 동안 강연한 후 “인간과 인공지능(AI)이 상호 보완하면서 생산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한 변호사는 “향후 판례 등 검색 업무를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를 고민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 챗GPT 활용하는 변호사들
법조계에 챗GPT 바람이 불고 있다. 일본의 리걸테크(법률과 정보기술 결합 기업) 벤고시닷컴은 최근 챗GPT 활용 법률상담 무료 서비스를 올 2분기(4∼6월)에 출시하겠다고 밝혔다.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도 “해외 입법례 등을 찾아볼 때 챗GPT를 적극 활용한다.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줘 파악하기 쉽고 리서치팀에 부탁하는 것보다 속도도 빠르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7일 챗GPT에 ‘아시아 국가들의 음주운전 처벌 수위를 알려 달라’고 영어로 질문하자 챗GPT는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4개국의 음주운전 최대 처벌 수위를 정리해 제공했다. 하지만 한국어로 ‘민법 1조를 알려 달라’고 하자 ‘이 법은 대한민국 영역 내에서 효력을 가진다’는 사실과 다른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 “향후 챗GPT가 리서치팀 대체할 수도”
일각에선 챗GPT가 판례 검색 등을 담당하는 로펌 리서치팀 업무 등을 대체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초대 한국인공지능법학회 부회장을 맡았던 이정엽 LKB파트너스 변호사는 “현재 챗GPT는 웹에서 글을 긁어오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한국어와 전문지식, 논리력 등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이용하면 다양한 서비스를 한 번에 빠르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형 로펌 인사팀 관계자는 “일반적인 계약서 번역이나 리서치는 챗GPT가 대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인건비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