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권주자들, 마지막날까지 난타전
왼쪽부터 김기현, 안철수, 황교안, 천하람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뽑는 3·8전당대회 마지막 투표일까지도 당권 주자 간 난타전이 벌어지며 결국 고발 조치까지 등장했다. 김기현 후보는 “압도적 1위”를 자신했지만 안철수 후보와 황교안 후보는 긴급 회동을 갖고 대통령실 행정관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빌미로 김 후보의 사퇴를 압박했다. 두 후보는 “전당대회 결과와 상관없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해 전당대회가 끝나도 후유증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 安-黃 “金 사퇴하라” vs 金 “내부 총질”
7일 김 후보는 YTN 라디오에서 이번 전당대회의 높은 투표율에 대해 “제가 힘을 가지고 앞을 향해 안정 속 전진을 해나가라 이런 명령이라고 이해한다”며 “1차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아 당선된다면 그 자체로 국민에게 의미가 클 것”이라고 했다. 다른 후보들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결선투표 없이 8일 승리를 확정 지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그러나 안 후보와 황 후보는 전당대회 직전인 이날도 대통령실 참모들의 김 후보 지원 의혹에 화력을 집중하며 결선투표의 불을 지폈다. 두 후보는 이날 전당대회 선거 운동 기간 중 처음으로 긴급 회동과 공동 기자회견을 연이어 가지며 공동 전선을 폈다. 두 사람은 김 후보의 대통령실 지원 의혹과 울산 땅 투기 의혹을 거론하며 “김 후보는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 최후통첩이다. 사퇴하지 않는다면 모든 증거들을 가지고 함께 싸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후보 측은 “행정관이 채팅방에 함께 있었다는 이유로 대통령실 개입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침소봉대”라며 “더구나 이를 빌미로 수석을 고발하는 것은 막장 내부총질과 다름없다”고 반발했다.
● 최종 투표율 60% 육박
이날까지 진행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투표에는 전체 선거인단 83만7236명 중 46만1313명이 참여했다. 투표율은 55.1%로 2011년 전당대회 선거인단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고치다.유례없는 높은 투표율에 대해 한 여권 인사는 “선거 마지막까지 네거티브 난타전이 격화되면서 친윤(친윤석열), 비윤(비윤석열) 성향의 당원들이 일제히 투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의 안정을 바라는 친윤 세력은 물론이고, 친윤 진영에 대한 반감을 가진 당원들도 대거 투표에 나섰다는 것.
여기에 공식 선거 운동 시작 전부터 대통령실과 친윤 진영의 나경원 전 의원 압박 등으로 주목도가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60대 이상 당원들이 휴대전화 모바일 투표에 익숙해진 것도 높은 투표율의 한 이유일 것”이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