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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으로 표현한 마음… 복도로 그려낸 기억…

입력 | 2023-03-08 03:00:00

홍범 개인전 ‘순간의 변형’ 25일까지 씨알콜렉티브



홍범. 드러나는 복도. pen, pencil, color pencil, graphite powder on German etching paper (hot pressed) 30.5×40.3cm 2022. 씨알콜렉티브 제공


마음을 공간의 형태로 표현한다면 어떻게 나타날까.

미술가 홍범(53)의 작품 ‘드러나는 복도’에서 겹겹이 쌓인 문틀은 점점 좁아지고, 뒷부분에 있는 문틀은 마치 한 손으로 커튼을 들추듯 굴곡진 형태로 열려 있다. 마음 가장 깊숙한 곳에 담긴 이야기는 혼자서 조용히 다가와 들어달라는 듯하다. 자신의 기억과 정서를 공간으로 표현하는 홍범 작가의 개인전 ‘순간의 변형’이 서울 마포구 복합문화공간 씨알콜렉티브에서 25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감정을 계단, 복도, 창문과 같은 건축적 요소를 기본 단위로 활용해 표현했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그는 “과거에는 특정 공간이 자아내는 감정에 주목했다면, 이번에는 감정 자체를 가상의 공간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기억을 건축적 단위와 연결시키기 위해 만든 연필 드로잉 시리즈 20여 점과 템페라로 그린 회화 1점, 입체설치 1점과 영상 3점이 전시됐다. 입체설치와 영상은 드로잉에서 표현한 공간을 더 큰 규모로 확장해 하나의 성이나 마을처럼 만들었다. 복잡하게 얽힌 공간을 작가는 “아무 데나 숨을 수도 있고 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라고 했다. 무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