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공개매수 실패후 전격 결정 주당 15만원 제시… 성공은 미지수 주총 대비 우호 주주 확보전략 분석
카카오가 약 1조4000억 원을 투자해 공개매수 형태로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지분 39.9%를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이브가 주당 12만 원에 진행한 공개매수가 실패하자 공개매수 맞불로 에스엠 지분 확보에 나선 것이다. 경쟁사인 네이버와 손잡고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하이브에 대응하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7일 공시를 통해 “계열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에스엠 주식 833만3641주(지분 35%)를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전날 오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결정했다.
공시를 통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에스엠의 지분 4.91%를 보유하고 있는 사실도 뒤늦게 공개됐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1443억 원을 투입해 장내에서 에스엠 주식을 각 사가 4차례에 걸쳐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카카오의 에스엠 지분은 39.91%로 늘어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공개매수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한데도 지분 확보 경쟁에 뛰어든 건 31일로 예정된 에스엠 정기 주주총회에서의 이사 선임을 위한 ‘표 대결’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스엠과의 협업 의지를 주주와 시장에 강하게 드러내고 이를 통해 주총에 앞서 우호 주주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입장문을 통해 “현 에스엠 경영진의 미래 전략을 존중하고 최대 주주가 된 이후에도 독립적 운영을 보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하이브와의 협력 관계에 반대하는 에스엠 공동 대표와 센터장 이상 직책자 26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카카오와 카카오엔터의 공개매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