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7일(현지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준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 인상 속도를 다시 높일 수 있고, ‘최종금리’도 기존 전망치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내달 빅스텝(0.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7일(현지시간) 파월의 발언 직후 미 국채 금리는 치솟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1% 넘게 하락하는 등 시장에 ‘빅스텝’ 공포가 급속히 확산됐다. 특히 연준 금리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16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돌파했다.
게다가 이달 21, 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으로 내려온 금리 인상폭을 다시 빅스텝으로 조정해 고강도 긴축 모드로 돌아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만약 전체적인 경제지표가 더 빠른 긴축의 필요성을 보여준다면 우리는 금리 인상 속도를 더 높일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동안 8차례에 걸쳐 금리를 총 4.5%포인트를 올렸다. 특히 6월부터 4번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다가 지난해 말부터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며 빅스텝(12월)을 거쳐 통상 속도인 베이비스텝(2월)으로 돌아온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인플레이션 재반등 조짐 속에 이달 빅스텝으로 선회할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파월 의장 발언 직후 금리 선물 거래 투자자들은 3월 빅스텝 가능성을 51.3%까지 높였고 오후 뉴욕증시 장 마감에 이르자 70% 이상 치솟았다. 빅스텝 전망이 대세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연준 금리에 민감한 미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5%를 돌파했고, 미 장단기 금리차도 확대됐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파월 발언 직후 하락폭이 커졌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574.98포인트(1.72%) 하락한 3만2856.46으로 장을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3% 하락한 3986.37로 마감해 4000선을 밑돌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도 1.25% 내려가 1만1530.3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락세로 다우지수는 2023년 들어 0.9% 하락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