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선거권 연령이 만 18세로 하향된 가운데, 고등학교 3학년 유권자들은 자신의 생활과 밀접한 이슈를 계기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으로 조사됐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 교육연구정보원 권순정 연구위원 등 연구진은 지난해 12월 서울 소재 고등학교 3학년 1075명을 온라인 설문 조사해 그 결과를 ‘학생들의 정치 참여 경험을 통한 학교 시민교육 실천 방안 모색’ 보고서에 담아 전날 발표했다.
연구진은 고등학교 3학년 응답자들에게 ‘정치 참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이슈’를 복수 선택하게 했는데, ‘전염병(코로나)’이 604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지난해 10월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밀접한 ‘안전’(488명)이 꼽혔다. 취업(435명), 부동산(336명)이 3·4위를 기록했다.
연구진은 학생들의 정치 참여를 높이는 데 ‘학생 자치회 경험 유무’와 ‘비제도적 정치 참여’가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했다. 비제도적 정치 참여는 불매운동, 서명운동, 온라인 의견 제시와 같은 표현적 정치 참여를 의미한다.
또 연구진은 지난해 투표에 참여한 고등학교 3학년 12명을 면담한 결과 “대선이 큰 이슈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자신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교육감 선거와 지선에 더욱 큰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연구 결과를 종합해보면,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정보에 대해 나와 내가 살고 있는 곳,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이들에 대해 직접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구체적으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절차적 민주주의의 과정과 결과가 일치되는 경험, 즉 목소리를 내고 그 목소리가 수용되는 과정을 통해 정치 효능감을 올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앞으로의 시민교육은 내용전달이 아닌 경험이 중심이 되고, 학교 만이 아닌 학교 밖에서의 경험으로 확대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