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을 앞둔 이강철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이 호주전 승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한일전 각오도 함께 드러냈다.
이 감독은 8일 오전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공식 훈련을 마친 뒤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첫 경기라 호주전에 집중하고 있지만, 한일전의 무게감은 다들 아실 것”이라며 “첫 경기를 이겨야 한일전을 편하게 치를 수 있다. 호주를 여유있게 이기면 투수를 최대한 아낄 수 있고, 11일에 경기가 없으니 일본전에 ‘올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WBC 1라운드에서 호주, 일본, 체코, 중국과 함께 B조에 속한 WBC 대표팀은 9일부터 결전에 돌입한다. 9일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른 뒤 10일 한일전에 나선다. 11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12일과 13일은 체코와 중국을 만난다.
체코와 중국은 전력상 한 수 아래로 평가되고,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 막강한 전력을 구축했다. 한국으로서는 일단 호주를 이겨야 8강 진출이 수월해진다.
호주를 잡으면 한층 부담을 덜고 일본전에 임할 수 있다. 팀 분위기를 고려해도 호주전 승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8차례 호주를 상대해 모두 승리를 거뒀다. 자신감을 갖고 있지만 방심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이 감독은 “이전까지 호주에 진 적이 없어서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있다. 전력상인 통계로도 우리가 우위다”면서도 “하지만 야구는 모른다. 강자와 싸운다는 정신으로 임하겠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
이 감독은 호주전 선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각 팀이 이날 오후 9시까지 WBC 조직위원회에 1차전 선발 투수를 제출하는 가운데 이 감독은 “오늘 저녁에 발표가 될 것”이라고만 답했다.
6, 7일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 한신 타이거스와 평가전을 치르면서 이 감독은 달라진 구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선발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는데 최근 경기로 인해 중간 투수 기용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다”면서 “기존에 생각했던 것과 달리 쓸 수 있는 카드가 2~3명 정도 더 나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빠른 발을 가진 선수와 장타력을 가진 선수가 고루 분포된 것, 탄탄한 수비다. 투수진에서도 신구조화가 잘 이뤄졌다”고 답한 이 감독은 “일본을 벗어나 (4강이 열리는)미국 마이애미에 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다짐했다.
[도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