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월 다시 빅스텝(0.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선회하고, 최종 금리 역시 기존 전망치보다 높일 수 있다고 시사했다. ‘매파 본색’으로 복귀한 파월의 발언에 6% 금리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미 장단기 금리차가 폭이 42년 만에 최대 폭으로 확대되는 등 경기침체 우려까지 덩달아 확산되며 등 글로벌 금융 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 파월 “더 큰 인상폭 준비 될 것”
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파월 의장이 작심하고 준비한 이번 발언에 글로벌 금융시장을 아수라장이 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은 이달 21, 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빅스텝 가능성을 기존 30% 수준에서 이날 70%까지 올렸다. 연준은 지난해 6월 부터 4회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12월 빅스텝에서 올해 2월 통상 속도인 베이비스텝(0.25%포인트)로 돌아온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의 뜨거운 고용 지표, 인플레이션 재반등 조짐에 빅스텝 선회 가능성이 유력해진 것이다.
시장은 파월 의장이 ‘경제지표 전체(The totality of the data)’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힌 만큼 10일 발표되는 2월 미 고용 보고서, 14일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주목하고 있다. 두 핵심 지표가 예상보다 높을 경우, 3월 FOMC에서 더욱 매파적 금리 전망치가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 장단기 금리역전 폭 42년 만에 최대
연준 의장의 고강도 긴축으로의 회기, 최종금리 급등 시그널에 미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72%하락한 3만2856.46으로 장을 마쳐 올해들어 총 0.9% 하락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연준 금리에 민감한 채권 시장은 더욱 큰폭으로 흔들렸다.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16년 만에 처음으로 5%를 돌파한 반면 10년 만기 국채는 3.9% 대를 유지해 장단기 금리 역전 폭이 1981년 이후 42년 만에 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 현상으로 해석돼 왔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서 파월을 비판해 온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금리를 올려서 실업률을 높이면 수백만 노동자들이 고통을 받게 된다. 이들에게 뭐라고 할 것인지 말해보라”고 몰아 붙이자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을 위한 우리의 임무를 내려놓는다면 그럼 그들은 더 이익을 얻게될 것이냐”며 맞받아치기도 했다. 일부 의원들도 우크라이나 전쟁 등 공급망 문제로 야기된 인플레이션을 금리만 올리면 되겠느냐며 지적했다. 이에 파월 의원은 “인플레이션 상승 초기에는 공급망 요인이 컸지만 최근에는 수요 공급의 불균형 요인이 도드라진다. 연준의 물가 안정 도구가 제한적이지만 우리는 수요 공급 균형을 맞추는 우리의 임무를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