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2.11.14/ 대통령실 제공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7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윤 대통령 방미를 계기로 한미동맹의 대북 핵 억제 실행력을 한층 강화할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정부가 미국이 갖고 있는 핵 능력이나 (이 능력의) 기획, 집행 등 절차에 한국도 함께 참여하고 정보도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하고 있다”며 “이런 절차를 체계화, 제도화할 것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핵우산의 실효성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이 실질적으로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미는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 전까지 미국의 핵우산 제공 과정에서 한국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협의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한국을 겨냥한 전술핵무기 공격 위협으르 노골화하면서 윤 대통령은 1월 자체 핵 보유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후 미국 고위당국자들이 잇따라 확장억제 제공에 대한 한국민의 신뢰를 얻겠다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우려를 해소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법과 IRA로 한국 기업이 받을 불이익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도 이번 정상회담 성패를 좌우할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김 실장은 “IRA과 반도체법 같은 미 산업정책 이행 과정에서 주요 동맹인 한국의 기업이 불공평한 대우를 받거나 예기치 못한 불확실성에 직면할 가능성을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당국자는“미국이 동맹이나 우방국에 (반도체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상당히 신경 쓰고 있는 눈치”라고 했다. IRA에 대해선 “4월 정상회담 전에 상당한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달 미국이 관련 시행령을 발표할 때 돌파구가 열리는 방안으로 상황이 진전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반도체법에 따라 자국에 반도체 공장에 짓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헀지만 초과이익 공유와 반도체 시설공개 등 기업 이익을 침해할 수 있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