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서비스로 고객 만족 높이기” 대한항공 ‘한국식 비건 메뉴’ 선봬 제주항공, 반려동물 식단 개발 착수 외국사는 매출비중 40%까지 높여
국내 항공사들이 부가서비스 매출 강화를 위해 채식주의자, 반려동물 동반 승객 등을 위한 다양한 기내식 메뉴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개인의 취향에만 맞으면 돈을 쓰는 소비자층을 사로잡기 위해서다.
대한항공이 전통 사찰 음식에서 영감을 얻은 ‘한국식 비건(Vegan)’ 메뉴(왼쪽)를 기내식에 선보였다. 제주항공은 대두와 밀을 활용한 비건 햄버그스테이크(오른쪽 위), 에어부산은 동물성 재료를 배제한 두부야채볶음밥(오른쪽 아래)을 기내식에 추가했다. 채식주의자, 반려동물 동반 승객 등 다양한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다. 각 사 제공
제주항공도 대두와 밀, 토마토 등을 활용한 비건 함박스테이크를 선보였다. 에어부산은 동물성 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두부야채볶음밥을 채식 메뉴로 제공하고 있다. 진에어의 비건 메뉴는 대체육을 사용한 칠리 라이스를 비건 메뉴로 내놓고 있다.
제주항공은 최근 반려동물 전용 기내식 개발에 착수했다. 이르면 상반기(1∼6월) 중 공개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펫족’을 겨냥한 것이다. 진에어는 많은 승객이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먹는 ‘크루밀’을 궁금해한다는 점에 착안해 ‘승무원 기내식’을 고객용 메뉴에 추가했다.
항공사들이 기내식 개발에 열중하는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달라진 여행 패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개인 취향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와 기내식, 여행 방식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여객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돈을 더 내고서라도 본인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받길 원하는 고객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한 항공업계 임원은 “국내 항공사들은 외국 항공사들에 비해 기내 부가가치 서비스 매출 비중이 작았다”면서 “서비스를 통한 고객 만족을 높여야 항공사 매출도 올라간다고 인식한 것이 기내식 다양화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실제 해외 항공사들의 경우 부가서비스 매출 비율이 높은 편이다. 에어아시아와 비엣젯, 사우스웨스트 등 해외 유명 저비용항공사(LCC)들의 부가 수익은 코로나19 이전의 경우 전체 매출의 약 20% 수준이었다. 스피릿항공과 프런티어항공, 라이언에어 등의 부가서비스 비중은 30∼40%에 이른다. 국내 항공사들은 2010년대만 하더라도 전체 매출 중 부가서비스의 비중이 5% 수준에 그쳤다. 최근에서야 기내식 다양화, 기내 면세품 판매 강화, 유료 좌석 확대 등을 통해 이 비율이 10∼15%로 올랐다.
일부 승객은 항공사들이 유료 서비스를 다양화하는 것을 두고 ‘얌체 마케팅’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한 항공사 임원은 이에 대해 “2030세대의 특징이 다르고 중장년층의 선호가 또 다르다”며 “소비자들로서는 유상 서비스가 많아진다는 것 자체가 불편할 수 있겠지만, 결국 맞춤형 서비스로 가야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