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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잔치’ 5대銀 평균연봉 1억 돌파

입력 | 2023-03-09 03:00:00

5대銀에 카카오뱅크도 억대 보수
금융지주 회장들 연봉은 15억 넘겨
당국, 은행 보수체계 전반 점검 나서
손해 끼치면 성과급 환수 등 추진




지난해 고금리 기조로 역대급 실적을 낸 주요 시중은행의 임직원 평균 보수가 모두 1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고임금에는 기본급의 300∼400%에 이르는 성과급이 포함돼 있다. 금융지주 회장의 연봉도 수억 원의 성과급을 포함하면 15억 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 장사’로 돈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 5대 시중은행 모두 억대 평균 연봉

8일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공시한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KB국민은행 임직원 평균 보수는 1억1300만 원으로 전년(1억1000만 원) 대비 1.8% 증가했다. 2021년 9800만 원이었던 우리은행도 지난해에는 6.1% 증가한 1억400만 원으로 억대 평균 연봉 대열에 올라탔다. 신한·하나·농협은행은 올해 평균 보수가 아직 공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에 이미 1억 원을 넘겼고 올해 인상된 성과급 등을 포함하면 평균 보수는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에는 신한은행이 1억620만 원, 하나은행이 1억600만 원, NH농협은행은 1억100만 원으로 집계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임금 인상률은 3.0%로 상승률 자체만 보면 매우 높은 편은 아니다”라며 “연차가 높은 직원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인터넷 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지난해 처음으로 스톡옵션 행사 차익을 뺀 평균 보수가 1억 원을 넘었다. 전체 평균 연봉은 1억4600만 원이었고, 여기서 스톡옵션 행사 차익을 제외하면 1인당 1억700만 원 수준이었다. 2021년(9560만 원)에 비해 1100만 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금융지주 회장들도 고액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지난해 성과급 9억3000만 원을 포함해 총 18억40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2021년 17억3000만 원보다 1억1000만 원 증가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의 보수 총액은 15억3000만 원(성과급 7억1000만 원 포함)이었다. 2021년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의 보수 24억 원과 비교해 약 9억 원이 적다. 이달 임기가 끝나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해 9억 원의 급여를 받았다. 라임펀드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경징계를 받은 조 회장은 회사 내규에 따라 유보된 성과급을 아직 받지 못해 연봉 총액이 상대적으로 적게 집계됐다.




● 당국, 은행 보수 체계 개선 나서
은행들은 지난해 300∼400%의 성과급을 책정하며 ‘돈잔치’ 비판을 받았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 총액은 1조3823억 원이었다. 신한은행은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361%, 국민은행은 기본급의 280%에 특별격려금 340만 원, 하나은행은 기본급의 350%, 농협은행은 기본급의 400%를 직원들에게 지급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임금단체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지난해(300%)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성과급을 포함한 보수 체계 전반에 대해 점검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앞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실무작업반 1차 회의에서 경영진의 보수를 주주들이 심의하는 ‘세이 온 페이(say on pay)’ 제도를 도입하고 금융사 임원이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때 성과급을 환수할 수 있는 ‘클로백(claw back)’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