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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안철수… 당내 “친윤도 비윤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 때문”

입력 | 2023-03-09 03:00:00

[與 새 대표 김기현]
23%로 컷오프 득표율에도 못 미쳐
‘강승규 수석 고발’ 막판 강수 안먹혀
“총선 험지 당선땐 새 기회” 전망도



승리 축하 국민의힘 김기현 신임 대표(왼쪽)가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당 전당대회에서 승리를 확정한 뒤 경쟁자였던 안철수 의원과 악수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고양=사진공동취재단


집권 여당 대표에 도전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결국 고배를 들었다. 전당대회 막바지 친윤(친윤석열) 진영과 대립각을 세우며 결선투표 진출을 통한 대역전극을 노렸던 안 의원은 23.37%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안 의원은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3차 전당대회에서 김기현 신임 당 대표(52.9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10일 열린 컷오프(예비경선) 투표에서 기록했던 24%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둔 것. 김 대표가 과반을 얻으면서 결선투표 역시 열리지 않게 됐다.

안 의원의 득표율에 대해 한 여당 의원은 “친윤도, 비윤(비윤석열)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당초 안 의원은 1월 “윤석열 대통령께 힘이 되는 대표가 되기 위해 출마한다”라며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지난해 3·9 대선 직전 윤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경험 등을 토대로 친윤 표심을 공략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친윤 진영은 물론이고 대통령실까지 나서 안 의원을 향한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다. 안 의원이 윤 대통령과의 연대를 뜻하는 ‘윤-안 연대’라는 표현을 쓰고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성토했다는 이유였다. 결국 안 의원도 “(윤핵관 용어를) 쓰지 않겠다”며 물러섰다.

다만 선거 막바지 안 의원은 대통령실 행정관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역공에 나섰다. 비윤 표심을 잡아 결선투표에 진출하겠다는 의도였지만 결과적으로는 김 대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2011년 정치 입문 이후 처음으로 거대 정당의 당 대표 경선에 도전했던 안 의원은 이번 패배로 당분간 암중모색의 시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경기 성남 분당갑 재출마도 쉽지 않을 수 있다. 안 의원 스스로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이 원한다면 제주 출마도 좋다”고 하는 등 험지 출마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다만 안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험지에 출마해 당선된다면 또 다른 기회가 열릴 가능성도 있다. 한 여당 의원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안 의원이 당원들에게 자신을 소개한 셈”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안 의원이 어려운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자연스럽게 차기 대권 주자의 입지를 더 굳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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