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양국 항공 노선 정상화에 합의하며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노선 운항 확대에 나선다. 다만 미국, 중국 노선 회복률이 70%에 달하는 반면 중국은 이제 막 운항을 재개한 만큼, 완전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 수송객을 기준으로 올 1월 수송 실적이 2019년 1월 대비 70% 이상인 노선은 미국(90.4%)과 일본(72.9%)이 대표적이다. 특히 저비용 항공사(LCC) 주력 노선인 일본 노선 수요는 올해 말까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할 전망이다.
이에 국내 항공사들은 이제 남은 중국 노선 정상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인 입국자 수는 사드 배치로 양국 교류가 줄어들기 전인 2016년 한국을 찾은 전체 입국자의 절반 수준이었다. 그러나 양국 관계가 악화한 2017년부터 2016년 대비 50%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2018년부터 다시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한중 정부가 지난 3일 한중 노선 운항을 코로나 이전으로 확대하는 데 합의하며 업계에선 기대감이 커진다. 양국 정부는 지난 달 말 기준 주 62회였던 운항 편수를 이달 말부터 주 200회 이상으로 늘리는 데 합의했다.
중국 노선 수요가 회복하면 중국 운수권이 있는 대형 항공사(FSC)나 LCC 중 가장 많은 중국 운수권을 가진 제주항공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운수권 없이 정기선 취항이 가능한 지역을 웨이하이, 청도로 제한하기 때문에 운수권 없는 항공사가 취항을 늘리기 어렵다.
◆中 노선 확대하는 韓 항공 업계
중국 운수권이 있는 항공사들은 이달부터 중국 노선 증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이 중국 노선 확대에 앞장선다. 이달 안에 기존 주 6회이던 한중 노선을 주 26회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달 17일부터는 인천~시안 노선을, 19일부터는 인천~베이징 노선을 운항한다.
기존에 운항하던 인천~광저우, 상하이, 칭다오, 선양, 다롄 노선은 이달 중 증편 예정이다.
◆“매출 회복까지는 아직 갈 길 멀다”
다만 업계는 한중 노선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올라가는 데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봤다. 노선을 주 200회 이상으로 증편하더라도 한국 국적사와 중국 국적사를 포함한 횟수이기 때문에 당장 개별 항공사 매출 증가는 요원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중 노선의 운항 횟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곧바로 늘어나진 않을 것”이라며 “한중 노선 증편 소식이 일정 부분 도움은 되지만 장밋빛 희망을 갖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또 중국 민항국이 아직 한중 노선 증편과 관련해 세부 지침을 알리지 않는 것도 양국 노선 회복 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운수권을 가지고 있어도 민항국에서 어떤 항공사가 어느 노선에 주 몇 회를 띄울지 허가를 해줘야 취항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국토부 관계자는 “중국 민항국과 제한 없이 한중 노선을 운항하는 데 합의했다”며 “중국은 특히 3년 동안 국제선 운항을 거의 안하다 보니 현지 지상 조업이 뒷받침될 지 공항별로 차이가 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