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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도와야지”…‘김봉현 로비 수수’ 기동민 의원 공소장 보니

입력 | 2023-03-09 12:34:00

기동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장(더불어민주당 간사)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3회 국회(임시회) 법제사법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심사보고를 하고 있다. 2023.2.23. 뉴스1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인허가 알선 목적으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등으로부터 불법 로비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시 “당연히 돕겠다”는 취지로 답했다는 정황이 검찰 공소장에 적시됐다.

9일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기동민 의원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기 의원은 2016년 3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로부터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인허가 건을 도와달라’는 취지의 말을 듣고 “당연히 도와야지. 내가 확인해서 알려 주겠다. 한 번 해보자”는 취지로 이야기하고 현금 3000만원을 건네받았다.

같은 달 이 전 대표가 ‘선거가 끝나면 양재동 일을 더 신경 써 달라’는 취지로 말하자 기 의원이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는 취지로 답하고 이 전 대표와 김봉현 전 회장으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건네받았다는 정황도 공소장에 적시됐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이 전 대표를 통해 서울시 정무부시장 출신인 기 의원과 친분을 쌓은 뒤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 관련 인허가 알선 명목으로 기 의원에게 불법 정치 자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공소장에 따르면 기 의원은 평소 친분이 있던 김갑수 전 민주당 예비후보 제안으로 이수진(비례대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 전 대표 등과 2015년 9월 3일간 필리핀으로 여행을 갔다.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표가 의원들에게 김 전 회장을 소개했고 이 전 대표와 김 전 회장은 귀국 후에도 의원들과 식사를 하는 등 친분을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이후 2016년 2~3월경 부동산 개발 PF 대출 담당인 지인으로부터 양재동 화물터미널 사업 관련 소식을 듣고 지인에게 “내가 서울시 부시장 출신인 기동민 의원과 가까운데, 그를 통해 인허가를 알아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전 대표와 김 전 회장은 이들 의원과 서로를 ‘패밀리’라고 칭하며 정치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를 격려해주기로 했다는 정황도 공소장에 담겼다.

2016년 2월27일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에 있는 기 의원 선거사무소에서 기 의원은 이 전 대표와 김 전 회장으로부터 “잘하시라, 응원한다”는 취지의 말과 함께 현금 1000만 원을 선거운동 자금 명목으로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2016년 4월 이 전 대표와 김 전 회장은 기 의원을 만나 “제20대 국회의원선거 당선을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1000만원을 건네고 이후 맞춤 재단사를 보내 시가 200만원 상당의 양복을 맞춰줬다는 내용도 공소장에 적시됐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준동)는 지난달 23일 기 의원과 이 의원, 문재인 정부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영춘 전 민주당 의원과 김갑수 전 민주당 예비후보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기소 당시 기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검찰이 주장하는 그날 그 시간 저는 다른 곳에 있었다”며 “진실된 증언자들이 이미 명백한 근거를 바탕으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하도 기가 막혀서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며 “오늘의 공소장은 곧 휴지 조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 역시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정치 검찰의 부당한 기소에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