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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바흐무트서 우크라 “러 공격 격퇴…전투 완화될 기미 없어”

입력 | 2023-03-09 15:16:00

ⓒ News1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전투 최후의 보루 바흐무트를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피 튀기는 공방이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 민간 와그너용병의 진두지휘하에 러시아연방군은 지난 1월 솔레다르에 이어 바흐무트 점령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방위군의 결사항전이 만만치 않은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적의 공격이 지속됐고 바흐무트시에서 격전이 완화될(letup)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 방위군은 바흐무트와 인근 지역에서 (러시아) 공격을 격퇴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레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국민 심야 연설에서 바흐무트와 인근 돈바스 지역 전투에 대해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며 거듭 사수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다만 와그너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앞서 자기 전사들이 바흐무트 동쪽을 완전 점령했다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군 퇴각설이 돌고 있다. 그는 텔레그램 음성메시지를 통해 “바흐무트강 동쪽이 완전 와그너 통제 속에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전투 현장 진입이 어려워 자체적으로 양측 주장에 대한 사실 확인은 못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주도 바흐무트는 가운데 강을 기준으로 중심 역할을 하는 서부와 동부로 나뉜다.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주요 거점 동북부 이지움(9월)과 남부 헤르손(11월)을 연달아 수복하면서 바흐무트는 러시아의 도네츠크로 향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로 거듭났다. 그리고 그해 12월부터 러시아의 집중 공세가 이어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의 20%를 차지했다며 바흐무트에서의 승리가 돈바스 전체 점령을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방은 이에 질세라 우크라이나 공세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연합(EU) 국방장관 회의에서 “그들(러시아군)은 큰 손실을 입었지만 동시에 수일 내로 바흐무트 함락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EU 국방장관들은 우크라이나군 지원을 위해 포탄 보급을 가속화하고 추가 구입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르면 EU는 10억유로(약 1조3926억원) 상당 포탄을 지원하고 또 추가 포탄 구입을 이와 동일 규모의 공동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만 서방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바흐무트 전투의 전략적 가치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며 지난해 7월 세베로도네츠크·리시찬스크 패배 이후 주요 전투에서 연이은 패배를 거듭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 군대 사기 진작에 그칠 것이라 보고 있다.

에이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군이 올해 주요 영토를 차지할 만큼 충분히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격렬한 전투가 지속되면서 도시는 완전히 황폐해졌다. 이리나 베레슈추크 우크라이나 부총리에 따르면 전쟁 이전 7만명이 거주하던 바흐무트에는 현재 어린이 38명을 포함해 4000명 미만이 남아있다.

바흐무트 인근 우크라이나군 수석 위생병 아르템은 도시 밖 모든 도로가 지속해서 심한 포격을 받고 있다며 “구급차와 다른 차들이 포격을 받고 있어 민간인들을 대피시키는 게 매우 어렵다. 특히 의료진 손실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