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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담배 피우며 “우크라에 영광을”…처형 전 영상 공개돼

입력 | 2023-03-09 16:00:00

유엔 “실제 상황일 가능성 커”



우크라이나군 포로가 숲속에서 적나라하게 처형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됐다. (트위터 캡처) 뉴시스


“우크라이나에 영광이 있기를….”

우크라이나 병사가 마지막 말을 남긴 채 총격을 받고 사망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포로를 처형하는 장면이라면서 소셜미디어에 유포되고 있는 영상이다. 유엔은 해당 영상이 진짜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8일(현지시간) AFP통신은 유엔이 해당 영상을 실제 상황일 수 있다고 믿는다고 보도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제러미 로런스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로 확산한 이 영상은 러시아군에 의해 우크라이나 병사가 처형되는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라며 “영상을 예비 점검한 결과, 실제 상황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12초 분량의 이 영상에는 우크라이나 병사가 비무장 상태로 참호에 서서 담배 한 개비를 피운 후 자동화기 총격에 숨지는 장면이 담겼다. 병사는 총에 맞기 전 “우크라이나에 영광이 있기를”이라고 외쳤다. 그 직후 누군가가 욕설과 함께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다.

욕설이 “죽어라 개XX”라는 뜻의 러시아어라는 점, 자동화기가 사용된 점 등에 비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포로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됐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이 영상을 제출하면서 전쟁범죄로 조사해줄 것을 촉구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지난해 10월 독립조사위원회 보고서를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집단 처형과 불법 구금, 고문, 성폭행 등 다수의 전쟁범죄가 빚어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영상과 관련해 전날 CNN 인터뷰에서 “그들은 항복을 거부한 사람들을 죽이고 영상을 올렸다. 이것이 전쟁의 얼굴이자 러시아의 얼굴”이라고 규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