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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웃값 폭락에도 체감 미미… 정부-한우자조금-대형마트 3사, 소비 촉진 나선다

입력 | 2023-03-09 16:16:00


공급 과잉 상태에 놓인 한우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정부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대형마트 3사가 힘을 합친다.

9일 서울 서초동 소재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대회의실에선 ‘정부, 한우농가, 유통업체, 소비자가 함께하는 상생협약식’이 개최됐다. 행사에는 농림축산식품부,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 전국한우협회,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한국체인스토어협회,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쇼핑, 롯데마트, 소비자공익네트워크 등 총 9개 기관이 참석했다.

이날 9개 기관은 합리적인 한우 소비문화 정착과 투명한 유통 협업체계 구축에 대한 상호협력과 소통을 약속했다. 협약을 통해 각 기관은 △합리적인 한우고기 소비문화 정착 확대 △생산자 및 소비자 상호 이익 증대를 위한 협조 △한우고기 소비촉진 및 한우산업 안정화를 위한 홍보 활동 확대 등에 대해 적극 협력해나갈 방침이다.


한우자조금에 따르면, 올해 1월 한우 도매가격은 kg당 1만 5904원으로 작년 동기(1만9031원) 대비 16.5% 하락했다. 반면 소비자 가격은 상대적으로 소폭 하락에 그치면서 소비자가 가격하락을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실제로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지난 1월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경기 지역 총 82개 매장(40개 대형유통업체, 42개 식육판매장)에서 한우의 등급별, 부위별 소비자가격조사를 실시한 결과, 등심 도매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23.6% 하락한 반면 평균 소비자가격은 대형마트와 식육판매장에서 각각 16.4%, 8.7% 하락하는데 그쳤다. 일부 유통업체는 오히려 소비자가격을 인상해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비 위축을 불러일으켰고, 한우농가 경영난으로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 과잉 상황이 된 것도 문제다. 김정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늘어난 수요에 맞춰 공급도 늘었지만, 현재는 수요가 줄고 공급만 과잉인 시기에 접어들었다. 공급이 구조적인 과잉기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수요와 공급 사이에 엇박자가 생겼다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연간 소비되는 한우 물량은 25만t이다. 하지만 정부는 공급 과잉으로 2만4000여t이 초과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대적인 한수 소비 촉진 행사를 유통기업과 함께 진행할 방침이다. 김 실장은 “한우 소비가 줄어드는 비수기에 집중적으로 할인행사를 편성함과 동시에 항시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한우를 공급하기 위한 정책을 펼쳐나갈 것”이라며 “도매가격 하락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느낄 중소농가를 위한 프로그램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조적 공급과잉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구상하고 있다. 김 실장은 “한우산업 안정을 위해선 구조적 공급과잉을 미리 예방하고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제도적 장치가 중요하다”며 “예비적 징후를 시장에서 포착해서 선제적으로 조치하기 위한 프로그램 등을 각 협회, 농가와 함께 구상 중”이라고 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