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100일] 검색-SNS서 교육-사무용 AI까지 글로벌 빅테크들 앞다퉈 서비스… 韓 SKT-네이버 등도 AI전쟁 참여 대중들 폭발적 호응에 시장 급성장… “2030년 2경740조원 경제효과”
지난달 6일(현지 시간) 미국 켄터키주 렉싱턴의 초등학교 교실에서 한 남학생이 ‘봇(Bot)을 찾아라’라는 놀이를 하고 있다. 챗GPT가 작성한 글과 학생들이 쓴 글을 구별하는 놀이이다. 렉싱턴=AP 뉴시스
‘아이폰 모멘트가 찾아왔다.’
이달 초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투자보고서를 통해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이같이 표현했다. 1990년대에 인터넷, 2000년대 온라인 검색, 2010년대 스마트폰이 새로운 경제를 창출했듯 AI도 세계 경제 지형을 바꾸는 분기점이 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11월 30일 챗GPT가 세상에 공개된 지 100일 만에 나온 평가다.
챗GPT의 등장이 ‘아이폰 모멘트’로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대중의 열광이다. 이른바 ‘스마트폰 혁명’ 이후 메타버스나 웹3.0,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같은 혁신은 아직 광범위한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16%만이 비트코인에 투자했고, 메타의 가상현실(VR) 헤드셋은 많은 사람들이 아직 불편해한다.
● 생성형 AI 열풍에 ‘일하는 문화’도 격변
각 서비스는 AI의 윤리적 우려에도 확산 중이다. 소셜미디어 스냅챗을 운영하는 스냅은 최근 자사 유료 구독형 서비스인 스냅챗 플러스에 ‘마이AI’라는 GPT 기반 서비스를 탑재했다. 오픈AI의 언어생성모델 GPT 기반이지만 MS의 ‘빙AI’나 챗GPT와 말투나 성격이 다르다. “나는 너의 친구”라고 소개한 뒤 계속해서 수다를 떨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스냅이 마이AI를 발표하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도 황급히 페이스북을 통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자체 개발 AI를 병합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생성형 AI의 서비스 모델로 가장 먼저 주목받은 ‘검색’ 분야에선 MS와 구글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중한 구글이 아직 ‘바드’를 대중에게 내놓지 않고 있는 반면 MS의 빙AI는 고객 대기를 받는 형태로 사용자를 늘리고 있다. 인스타카트 등 쇼핑앱은 요리 정보를 알려주는 AI 서비스를, 스픽 등 영어 교육 앱은 AI튜터 등을 공개하고 사용자를 모으고 있다.
● “2030년까지 16조 달러 경제효과 확산”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대중적 열기를 바탕으로 수많은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는 점을 들어 AI가 2030년까지 15조7000억 달러(약 2경741조 원)의 부(富)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존재해온 기술이라도 특정 상품을 계기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아이폰 모멘트’로 평가하는 이유다.WSJ는 “테크 산업에서는 타이밍이 전부”라며 “데이팅 앱 틴더의 ‘매치그룹’이 아이폰과 함께 대형 기업으로 성공한 것처럼 앞으로 수년 내 많은 서비스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