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3개월간 건설현장 특별단속 월례비 8100만원 등 금품갈취 최다 “상위단체 조직적 지시 여부 조사”
경찰청이 3개월 동안 건설현장 폭력행위를 특별 단속해 2863명을 입건했는데, 입건자 4명 중 3명이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 양대 노총 소속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전임비나 월례비 등 명목으로 금품을 갈취한 이들이 2153명(75.2%)으로 4분의 3을 차지했다. 현장 업무방해가 302명(10.5%)으로 뒤를 이었다. 구속된 피의자는 29명이었는데 이 중 12명(41.3%)이 양대 노총 소속이었다.
충북의 경우 지역 내 폭력조직 P파와 S파 조직원 3명이 명목상 노조를 설립한 뒤 8개 건설현장을 돌며 “불법 고용한 외국인 노동자를 신고하겠다”, “건설현장 입구에서 매일 집회하겠다”고 협박해 월례비 명목으로 총 8100만 원을 갈취했다가 적발됐다. 경기남부청은 허위 노조를 설립한 후 건설사를 상대로 “우리 장비를 사용하지 않으면 장기간 집회를 열고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협박해 전임비 명목으로 총 1100만 원을 뜯어낸 지역 건설노조 간부 1명을 구속했는데, 이 간부 역시 조폭이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숭례문에서 열린 건설노조 탄압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2.28. 뉴스1
경찰은 입건자 중 102명을 검찰에 송치했고 나머지에 대해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6월까지 특별 단속을 이어가며 상위 단체의 조직적 지시가 있었는지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