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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지도부, 시작부터 이준석-유승민 공격

입력 | 2023-03-10 03:00:00

조수진 등 “반성-성찰 먼저”
당 안팎 “총선 위해 안고 가야”



뉴시스


친윤(친윤석열) 진영이 장악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업무 수행 첫날부터 이준석 전 대표를 일제히 성토하고 나섰다. 전당대회에서 ‘친이준석계’ 후보들이 모두 지도부 입성에 실패하면서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부터 친윤 진영과 대립각을 세웠던 이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 비윤(비윤석열) 진영을 고립시키겠다는 의도다.

김재원 수석최고위원은 9일 MBC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가 지지한 이른바 ‘천아용인’ 사단이 전부 낙선한 것에 대해 “어떤 후보도 (지지도) 15% 정도는 모을 수 있는데 자신들에게 대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며 “(이번 전당대회는) ‘이준석 정치’의 완전한 청산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전당대회 결과를 두고 “윤 대통령의 1인 독점 사당(私黨)”이라고 성토한 유 전 의원을 향해서는 “개인적인 정치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 당을 활용하려고 했느냐에 대한 당원들의 냉정한 판단을 돌아보라”고 비판했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에서 안철수 의원을 포함한 낙선 후보들에 대해 “그동안의 상처나 고민 같은 게 있었다면 보듬는 것이 지도부의 역할”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에 대해서는 “반성과 성찰을 하는 것이 먼저”라며 날을 세웠다.

그러나 김기현 대표와 경쟁했던 천하람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에 “누군가는 권력에 기생해 한 시절 감투를 얻으면 그만이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기를 선택했다”며 “부끄럽지 않기 위해 비겁하지 않았고, 비겁하지 않았기에 국민을 닮을 수 있었다”고 적었다. 친윤 일색의 지도부를 싸잡아 비판한 것.

새 지도부가 일제히 이 전 대표를 성토하고 나서면서 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표출된 친윤과 비윤의 갈등이 내년 총선 공천 과정에서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을 포함한 비윤 인사들이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내부 파열음이 커지고, 총선 표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여당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친이준석계’라고 불린 네 사람 모두 10%나 그 이상의 득표를 했는데, 민심이 반영됐다면 더 많은 지지를 얻었을 것”이라며 “총선에서 10%라면 선거의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수치이니 다 끌어안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5선의 서병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당의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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