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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2024 회계연도 예산안 공개…‘부자 증세’ 공식화

입력 | 2023-03-10 05:29:0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2024 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로이터·APF통신 등 외신을 종합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공개한 예산안을 통해 이른바 ‘부자 증세’를 공식화했다. 이번 예산안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재선 도전에 나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구상을 담았다.

총 6조9000억 달러(약 9100조원) 규모의 이번 예산안은 국방·사회 복지 예산을 크게 늘리고, 부자와 대기업에 대한 증세로 이를 뒷받침한다.

예산안은 향후 10년 동안 연방정부 적자를 약 3조 달러(약 3948조원)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의회 예산국은 2033년까지 매년 1조 달러(약 1320조원) 이상의 연간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를 대폭 줄이겠다는 취지다.

또 예산안에는 메디케어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고소득자에게 증세를 추진하는 방안도 담겼다. 구체적으로는 연소득 40만달러(약 5억2744만원) 이상인 개인에게 부과하는 공공의료보험(메디케어) 세율을 3.8%에서 5%로 인상한다.

이뿐만 아니라 억만장자(소득 상위 0.01%)에 대해서 최소 25%의 세금을 부과하고, 연간 40만 달러를 버는 사람의 최고 소득세율은 37%에서 39.6%로 인상한다.

석유 및 가스 회사에 대한 310억 달러(약 40조9200억원) 상당의 보조금과 세금 혜택도 없애고, 부동산 투자자를 위한 190억 달러(약 25조800억원) 세금 감면도 폐지된다.

예산 중 약 1조7000억 달러(약 ~원)은 백악관이 올해 의회 승인을 요청하는 재량 지출로, 여기에는 국방비 8850억 달러(약 1170조원), 비국방 및 재향군인 건강 프로그램을 위한 8090억 달러(약 1067조원) 등이 포함된다.

특히 국방 예산은 지난해 8420억 달러(약 1111조원)보다 3.2% 증가했는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70억 달러(약 9조2400억원)와 에너지부에 236억 달러(약 31조 1520억원)를 추가 배당하면서 예산안도 늘어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2024 회계연도 예산안을 발표한 뒤 펜실베이니아주(州) 필라델피아에서 “우리는 가장 부유한 기업들에게 공정한 몫을 지불하도록 요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제안한 예산안은 단순히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고, 그들이 파산하지 않도록 돈을 절약하는 것이 아니다”며 “그것은 정부를 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정부 예산안이 원안대로 시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예산안 처리 권한을 가진 하원의 다수당 공화당 내 강한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와 부채한도 상한(31조4000억달러) 증액 협상을 벌이고 있는 의회는 정부의 증세 아닌 지출 삭감을 촉구하고 있다.

샬란다 영 미 백악관 예산국장은 “이번 예산안은 미국 제조업을 활성화하고,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근로 가족을 위한 세금을 감면하고, 의료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 경제를 성장시키는 올바른 방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화당원들은 계속해서 적자를 줄이고 싶다고 말한다”며 “그러나 그들은 그들이 무엇을 삭감할 것인지 보여주는 포괄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