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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훈련 나흘 앞두고 도발 재개…군 탐지능력 시험

입력 | 2023-03-10 10:00:00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나흘 앞두고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했다. 저녁 시간 짧은 사거리의 미사일을 동시 발사하며 우리 군의 탐지능력을 시험하려는 의도도 엿보였다.

10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전날 오후 6시 20분께 북한 남포 일대에서 서해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포착했다.

합참의 첫 공지는 발사 시점에서 1시간25분가량 지난 오후 7시 45분께 이뤄졌다. 또 애초에는 SRBM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가 1시간 후 2차 공지에서는 “북한이 같은 지역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동시에 발사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수정해 발표했다.

군 당국은 이에 대해 실시간 항적을 탐지했지만, 북한 미사일을 탐지한 시간이 매우 짧아 추가 분석이 필요한 항적이어서 발표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날 발표를 보면 북한은 SRBM인 ‘신형전술유도무기’를 시험 발사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는 ‘신형전술유도무기’ 이동식발사차량(TEL) 6대에서 총 6발을 동시에 발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신형전술유도무기는 북한이 지난해 4월 처음 공개한 고체 연료 기반의 신형 SRBM으로 평가된다. 근거리탄도미사일(CRBM)로 지난해 발사된 미사일의 비행 거리는 약 110㎞, 정점 고도는 약 25㎞, 최고 속도는 마하 4.0 이하였다.

미사일 사거리 등을 고려하면 서울·경기 등 수도권 주요 군사시설을 겨냥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신형전술유도무기는 통상적인 SRBM보다 고도가 낮고 사거리가 짧아 탐지하기가 어려운 무기체계로 꼽힌다. CRBM의 경우 낮은 각으로 발사하게 되면 지구 곡률상 직선으로 퍼지는 우리 군 레이더 전파가 닿지 못해 탐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또 북한은 미사일을 동시에 요격할 수 있는 한미의 이지스 구축함 등이 주로 동해에 있는 것을 고려한 듯 이번에는 서해 방향으로 미사일을 쏘며 대응 훈련을 했다.

북한이 이번 발사 장소로 내륙 호수 지점을 고른 것도 주목할 만하다. 북한은 남포에서 10㎞가량 떨어진 저수지 태성호의 중앙 지점까지 이동식 발사차량을 가져가서 전술유도무기를 쐈다.

한미 군이 발사 원점을 특정하지 못하게 호수 가운데로 발사대를 옮겨 기습 발사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연합공군력의 열세를 작전비행장 표적훈련을 통해 원천적으로 억제하려는 훈련을 진행했다”며 “저녁 시간, 서해 발사, 다종 동시 발사, 짧은 사거리 등 우리 군의 탐지능력을 시험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평가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신형전술유도무기는 고도가 낮고 사거리가 길지 않기 때문에 전방에 산이 가리면 레이더 탐지가 쉽지 않다”며 “조기경보 레이더가 하늘에 떠 있으면 상당 부분 탐지가 가능하다. 사각지대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